요즘 교육계 논란거리 화두는 단연 3불정책일 것이다. 3불 정책이 무엇이고,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이미 한교닷컴 리포터들과 언론에서 워낙 많이 얘기했으니 재론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 깔린 교육자들과 직원들의 무관심에 일침을 가하고 싶다.
대전지역 ㅊ신문의 「교장단 4% "3不이 뭐꼬" … 일부 교장 황당 답변」(2007.4.2. 기사 참조) 기사를 보면 교육청에 근무하는 직원으로서 당황스럽다 못해 허탈함을 느낀다.
기사내용을 요약해 보면, 신문사에서 대전과 충남지역 고교 교장들을 대상으로 정부의 3불정책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는데, 현직 고교 교장이 3불정책이 무엇인지 몰라 엉뚱한 답변을 하거나 그저 정치적 논란거리로 오인하고 있는 경우가 무려 73명 중 4.1%인 3명에 달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3명의 교장은 지역적으로는 대전에 2명, 충남에 1명이었고 계열 구분으로는 인문계가 2명, 실업계가 1명이었는데 2명 인문계 교장은 대도시에 근무하는 분이었다고 하니 그 결과가 더 참담하다.
가관인 것은 이들 가운데 1명은 "3불 정책에 대해 잘 모르니 알아보겠다. 나중에 어떤 내용인지 알면 그 때 답변하겠다."는 반응을 보였고 다른 1명은 "교육청에서 아직 공문이 접수되지 않아 내용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공문이 오면 내용을 살펴보고 이후에 답변하겠다."는 엉뚱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또 어떤 교장은 답변을 거부하기도 했는데 3불정책 내용이 무엇인지 몰라 답변을 회피한 것이 아닌지 기자들은 의혹의 눈초리로 보고 있기도 하다.
필자가 아침에 출근하여 이 기사를 보고나서 느낀 점은 비록 대다수가 아닌 극소수 고등학교 교장의 사례라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느냐는 것이다. 초·중학교를 폄훼하려는 의미가 아니지만 대한민국 학부모의 지상과제인 대학입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초·중교장들이 아니고 고등학교, 그것도 인문계 교장들이라는데 있다.
3불정책의 찬성과 반대를 논하자는 게 아니다. 정책에 대해 어느 교장이 찬성하고 반대했다고 해서 그 교장의 교육철학을 왈가왈부할 수 없다. 그것은 교육전문가로서 본인이 쌓아 놓은 경험과 교육관을 개인의 잣대로서 잴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3불정책 개념이 무엇이며, 어떠한 가치를 가지고 있느냐를 논하기는커녕 개념이 무엇인지 조차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신문기사, 방송 한 번만 유심히 봤더라면 이러한 무지의 소치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것도 알지 못했더라면 다른 것은 불문가지 일 것이다.
비록 대전과 충남의 극소수 사례였지만 전국 어느 곳을 보았더라면 이러한 사례가 분명히 더 있을 것이다. 하다못해 인터넷(교육전문지인 한교닷컴만 봐도 너무 잘 나와 있다.)만 검색하는 수고로움만 더해도 그러하지는 않을 것이다.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에게 물어보니 3불정책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직원이 많았다. 적어도 교육청에 근무한다면 이러한 중대한 교육정책에 대해서는 기본 개념 정도는 파악하는 성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러한 교육에 대한 안이함과 나태함이 침소봉대되어 공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교육에 종사하는 대다수 선량한 공무원들에게 불똥이 튈 수 있다는 노파심에 몇 자 적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