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고 배려하는 인성교육 서두르자

2007.04.23 09:36:00


지난 4월 17일, 버지니아 공과대학에서 일어난 끔찍한 총격사건! 33명을 줄지어 총살하고 이를 저지하려든 76세의 노교수가 목숨을 잃었으며, 29명의 부상자를 내었다. 대학 캠퍼스 강의실에서 그도 23세의 젊은 한 학생이 어떻게 그처럼 잔인한 살인을 감행할 수 있었을까? 정신적 장애가 있었다고는 하지마는 그의 의도적 범죄 행위는 도저히 용서 받을 수 없다.

정든 삶의 터전을 버리고 미래의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던 한 가정이 불과 15년 만에 그 꿈은 산산이 부서져버렸다. 세상을 제대로 살아보지도 않은 짧은 인생 경험으로 모세의 기적처럼 세상을 바꾸어 보겠다는 망상이 단 하나 밖에 없는 고귀한 생명들을 순식간에 앗아가고 말았다. 꿈과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온 동료 대학생들, 그리고 그들을 힘들게 뒷바라지해온 부모와 가족들의 심정은 어떠하겠는가?

자신이 처한 환경이 마음에 좀 들지 않는다고 막연하게 가진 자에 대한 불만과 증오심으로 수많은 생명을 무자비하게 죽이다니 이가 말이나 되는가. 정제되지 못한 한 인간의 사고! 자신보다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 생각이나 해 보았을까.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어떤 일을 하겠다는 건가? 왜 그런 끔직한 사고방식이 한 젊은 청년의 마음에서 일어난 것일까? 전 세계인들이 바른 진단을 하고 그 대안을 내 놓아야 한다. 자칫 뉴스를 접하다 보면 또 다른 젊은이들이 이를 모방하지나 않을까 두렵다.

날로 발전해 가는 물질문화! 그기에 기생하는 얄팍한 상혼은 물질이 행복의 최선인 것처럼 사람들을 정신없이 몰아가고 있으며, 밀려오는 정보화 사회는 사람들을 점점 외톨이로 만들고, 터놓고 이야기할 기회를 박탈해 가고 있다. 누구나 외롭게 살면서 문명의 이기(利器)들을 소유하려 치열한 경쟁을 하며 물질의 노예로 전락되어 학벌과 지위를 높이고,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여기에 무한 경쟁이라는 슬로건이 이를 더욱 부채질한다.

먹고 살기 위해, 남보다 뒤쳐지면 생존이 어렵다는 강박 관념에 사로 잡혀 더불어 살아가는 인성보다는 혼자 생존하려는 심성을 키운다. 그러다 보니 인간성은 점점 상실되어 간다.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도 사람됨의 교육은 밀리게 되고 오로지 점수, 출세, 결과 중심에 빠져 허덕이고 있다.

비인간적 언행이 사회 전반적으로 묵인되면서 이를 틈타 일탈 행위와 폭력, 범죄 행위가 난무하고 있다. 사회는 바른 중핵적 가치관을 잃어버려 사회 정화기능을 상실해 버렸다. 그래서 가치의 부재, 가치의 혼동 속에 서로 힘들게 살아간다. 자신만은 예외가 될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어느 날 자신이 살아온 삶이 비열하고 치졸했다는 것을 알지만 이미 때는 늦어 자식이 이를 모방하고 한 수 더하여 새로운 일탈을 자행하고 있음을 알고는 놀란다.
 
발달된 통신매체를 통하여 어른들이 만든 건전하지 못한 폭력 영화나 게임 그리고 음란물들이 정보의 바다를 통해 일탈을 부추기고 범죄를 만들고 있으며 그 기법과 수법도 대담해 졌다. 사람됨의 교육을 소홀하게 한 대가가 끔찍한 범죄로 되돌아오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9.11 테러, 영국의 지하철 테러, 스페인의 열차 테러, 매일 일어나고 있는 이라크의 테러, 19일 일본나가사키 시장의 총기 피습 사건, 20일 모 군부대에서 동료 총기 살인 사건. 21일 모 고등학교 학생의 엽총 사건, 역주행을 하고도 스릴을 즐긴다는 뉴스 보도 등 최근 며칠 사이 일어났던 사건들을 종합해 볼 때 우리교육 아니 세계교육이 이제는 확 달라져야 함을 절실하게 시사해 주고 있다. 작금에 세계 도처에서 발생되고 있는 총기사건들을 보면서 그 발생 원인을 바르게 진단하고 그 대안을 시급하게 모색해야 한다.

인성교육을 서두르고 강화해야 한다. 바르게 말하고, 바르게 행동하며, 바르게 생각하는 사람됨의 교육을 서두르자. 사람을 죽이고도 이를 정당화하려는 인면수심의 심성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희생자가 될 수 있다.

착한 심성으로 태어난 아이들! 그들의 심성을 바르게 키워주어야 한다.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 까지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사람됨의 교육을 바르게 해 나가야 한다. 바른 심성이 어찌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마는 사람다운 사람이 대접을 받고 그를 따르는 문화가 조성되고 지속되면 이루어진다. 인간답지 않은 행동을 하는 사람을 타이르고 설득하여 사람다운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교육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인간답지 않은 언행을 묵인하다 보면 서로 힘들게 살아야하고 나중에는 목숨마저도 잃어버릴 수 있다.

어른들이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인간성을 잃어버리면 자식들의 심성은 더욱 거칠어지고 어른보다 한 수 더한 일탈과 범죄를 행하게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어른들이 뒤집어써야 한다. “무한경쟁의 시대 이겨야만 산다.󰡓는 슬로건을 자제하고,󰡒무한협동의 사회 더불어 살아가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먼저 엘리트들부터 절제된 욕망으로 바른 삶의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승희 조 라는 한 청년이 빚어낸 비인간적인 총격 살인 사건! 과연 그만의 책임 일까? 자유를 찾아 영국에서 아메리카로 건너간 개척자 미국 시민들이 또 다른 한 인간의 무분별한 자유 때문에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과연 이는 미국만의 고 고민일까?

물질이 전부가 아니라 정신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옛 조상들이 강조한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 교육을 고전으로만 덮어둘 것인가. 서로 용서하고 배려하는 인성교육이 세계평화의 지름길이다.
정병렬 포여중,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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