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범을 잃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2007.05.08 15:57:00


세상이 급변하고 있는데 청소년의 행동이라 변화하지 않겠는가마는 이들의 언행들이 너무 예측을 벗어나고 있어 어른들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이는 우리만이 느끼는 현실이 아니라 전 세계가 공감하는 현상이다.

영국에서 30 여 년 전 교사로 근무하다 방송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안젤라 마선(Angela Mason)이 교실에서 생활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행동을 찍은 필름을 방송사에 보낸 것이 버밍엄 교사 협의회에서 징계 대상이 되자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영국 교육청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필름의 내용인즉ꡐ교실에서 아이들이 패싸움하는 장면, 책걸상을 발로 차는 모습, 교실에서 컴퓨터로 포르노를 찾아보는 장면, 만지지도 않는 자신을 만졌다고 교사를 협박하는 학생, 교사에게 욕하고 대드는 학생ꡑ, 통제되지 않는 난잡한 현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어 이를 버밍엄 교육청이ꡐ교사로서의 직무를 충실하게 이행하지 않는 방송인으로서 일을 했다.ꡑ고 제소 사유를 밝혔다. 이에 안젤라 변호사는ꡐ황폐화된 교실의 현실은 거기에 있었고 그 현장을 전달한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는다.ꡑ고 변호하고 있다.

이 보도 사실을 보면서 우리 교육 현장도 영국과 무엇이 다르랴는 생각이 든다. 요즈음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지도하기가 무척 어려워 졌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이 너무 다르다 보니 학생과 교사, 교사와 교사, 교사와 학부모의 견해 차이로 폭력이 행사되고 법정에서 다투는 일이 일상화 되어 버렸다.

인성을 제쳐두고 오로지 내 아이 잘 되기 만을 바라는 소박한 부모의 마음이 학생들의 심성을 거칠게 만드는 원인의 하나가 된다. 규범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학생들이 익명의 컴퓨터 채팅으로 제멋대로 언행을 하고 있다. 심하게는 도를 넘어 범죄를 저지르고 그 질과 수법이 어른들을 경악스럽게 한다.

거칠고 소란스러워진 학생들의 언행, 염치와 체면을 잃어버린 양심, 채팅, 각종 일탈 행위 등을 보면서 우리 교육의 한계점을 느낀다. 열심히 교육을 하기는 하는데 결과는 서로 힘들어져 버렸다. 먹고 살기 위해서 무조건 경쟁에서 이겨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ꡐ나는 예외가 되어 괜찮고, 너는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ꡑ논리로 발전해 가는 아이들의 가치관을 보면서 허탈감을 느낀다.

어른들이 제정신을 차리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인성 교육의 큰 틀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존 교육을 서둘러야 한다.

어린 시절, 할머니의 팔베개를 베고 재미있게 들었던 옛 이야기! 그 속에는 언제나 권선징악이 자리하고 있었지. 아이는 할머니 팔을 베고 곱게 잠이 들면서 착하고 예쁜 마음을 키워갔던 옛 시절이 그립다.

자고 일어나면 이겨야 하고, 지면 죽는다는 논리로 아이들을 경쟁으로 몰아가려는 어른들의 교육관이 바뀌어져야 한다. 교육이 사람됨을 가르치고 이를 실천하게 할 때 모두가 편안해지고 더불어 잘살 수 있는 세상이 된다. 바른 인성 교육이 인간의 생존을 가능하게 하기에 각국은 제대로 된 인성 교육에 팔을 걷어붙일 때가 아닐까.
정병렬 포여중,수필가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