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초지일관입니다

2007.05.31 08:40:00

오늘은 안개가 많이 끼었습니다. 새벽부터 안개가 많았습니다. 안개를 보니 날씨가 더워질 모양입니다. 안개를 보니 날씨가 맑게 개일 것 같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안개도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예고자 역할을 단단히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얼마 동안 동대산에 관심이 적었습니다. 아니 관심이 없었습니다. 연휴에다 출장에다 동대산을 볼 수 있는 날이 적은데다가 관심도 적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동대산을 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동대산을 잘 볼 수 없었습니다. 운무가 동대산을 가렸습니다. 어느 때보다 볼 수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혹시 학교에 대한, 학생들에 대한, 교육에 대한 관심이 적었거나 식어진 것이 아닌가 하고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혹시 초심이 사라지지 않았나 자신을 점검해 봅니다. 평소와 같이 아침 일찍 출근을 했습니다. 학교에 들어오니 이제 학교 주변이 너무 깨끗합니다. 초록빛 운동장도 깨끗했습니다. 초록빛 나무들도 싱싱했습니다. 운무사이로 비쳐오는 햇살은 더욱 아름답고 찬란했습니다.

많이 변한 학생들을 보면서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많이 성숙한 주민들의 의식을 보면서 기쁨을 간직하게 됩니다. 교육의 위대한 힘을 새삼 느끼는 아침입니다. 그래도 학생들은 더 변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는 아침입니다. 운동장에 들어오니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교복을 입은 채 공을 차고 있었습니다. 일찍 학교에 와서 머리도 맑고 조용한 시간에 책을 좀 보면 어떻겠느냐고 말하면서 공을 차지 못하게 했습니다.

3학년 교실을 보았더니 일찍 온 학생들 몇 명이 그냥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습니다. 한 학생은 책상에 걸터앉아 생각없는 로댕이 되고 있었습니다. 다른 학생은 그냥 왔다 갔다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습니다. 또 한 학생은 골마루에 나왔다 교실에 들어갔다 합니다. 시간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공부의 습관이 제대로 길러지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독서의 귀중성도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일찍 온 학생들이 전처럼 떠드는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장난을 치는 학생들도 보이지 않습니다. 운동장에 노는 학생도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는 까닭이 분명 있습니다. 3학년부장 선생님께서 새벽같이 나와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의 두발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학부형님이 말할 정도입니다. 그것도 새벽같이 나와서 교문지도를 학교 계시는 학생부장 선생님과 학생부 선생님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운동장이 깨끗하고 교실이 깨끗하게 되는 것도 환경부장 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이 지도를 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분들은  초지일관입니다. 변함이 없습니다.

저는 5월을 시작하면서 5월은 행복의 달이기에 행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나름대로 힘을 썼습니다만 미흡한 점이 많음을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계절의 여왕 5월을 보내면서 다시 다짐을 해 봅니다. 6월에도 5월 못지않게 선생님들께서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학생들에게는 꿈을 심어주고 우리 선생님들에게는 행복을 심어주는 그런 자가 되도록 다시 다짐해 봅니다. 초심을 갖고 산다는 것은 말하기는 쉬어도 행하기는 어렵지 않습니까?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먹은 마음을 평생 간직하며 살기 위해 더욱 자신을 다듬어 가겠습니다. 늘 배우는 마음으로, 열린 마음으로 저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겸손하고 순박한 마음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우리는 계속 성장해야 합니다. 우리는 계속 성숙해야 합니다. 우리는 계속 변화해야 합니다. 그것도 스스로 해야 합니다. 자진해서 해야 합니다. 열심히 해야 합니다. 초록빛 나무처럼 늘 그러해야 합니다. 늘 학생들을 돌아보면서 아름다움을 선사해야 합니다. 늘 향기를 선사해야 합니다.

언제나 지켜보는 학생들에게 추함을 보여서는 안 됩니다. 언제나 곁에서 자라고 있는 학생들에게 더러운 냄새를 풍겨서는 안 됩니다. 언제나 기본을 가르치려고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언제나 기초를 가르치려고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지속적으로 가르치려고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학생들을 향한 진실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학생들을 위한 성실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학생들을 위한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이것 처음부터 가졌지 않습니까? 계속해서 가졌으면 합니다. 끝까지 변함이 없었으면 합니다. 저 자신부터 다시 옷깃을 여미는 자세로 다짐, 다짐을 해 봅니다. 6월도 따뜻한 6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행복한 6월이었으면 합니다. 꿈이 많은 6월이었으면 합니다. 사랑이 넘치는 6월이었으면 합니다.

교육은 초지일관입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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