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認定)은 학생들을 변화시킨다

2007.06.23 18:49:00

사람들은 누구나 인정(認定)을 받고 싶어 한다. 부모는 자녀에게, 자녀는 부모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 하고, 선생님은 학생들과 학부모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 하고, 학생들은 선생님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인정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기 신분에 대한 의미 부여이고 가치 부여이기 때문이다.

자식이 부모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 주면 부모는 얼마나 기쁘고 기분이 좋겠는가? 또한 자녀도 부모로부터 인정을 받으면 어깨가 들썩들썩하고 신이 날 것 아니겠는가? 선생님도 마찬가지이다. 학생들이 선생님을 인정해 주면 선생님이 얼마나 신이 나고 행복하겠는가? 학생들이 나를 인정해 주고 따르게 되면 선생님은 교직의 보람을 느끼면서 더욱 자신을 다듬어 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정(認定)을 받은 선생님은 신바람이 나서 학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할 것이며, 학생들에게 더 많은 것을 성심성의껏 가르치려고 연구하고 자기 연찬에 힘쓸 것 아니겠는가?

인정(認定)은 학생들을 변화시킨다. 배우는 학생들이 선생님을 인정했을 때만 진정 교육다운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학생들이 선생님을 인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르겠는가? 보나마나 따르지 않을 것이다. 선생님의 실력을 인정할 때 수업시간에도 진지하게 선생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일 마음이 생기지 않겠는가? 선생님의 인품을 인정할 때 선생님의 모습을 닮으려고 하지 않겠는가? 진정한 인품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인정(認定)은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은 선생님이라고 무조건 인정하지는 않는다. 인정받을 만한 요건을 두루 갖추어야 학생들로부터 외면을 당하지 않게 되고 인정을 받고 대접을 받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학생들로부터 인정을 받도록 하기 위해 뛰어난 실력과 좋은 성품을 갖추어야 한다. 선생님의 최대 무기는 뭐니 뭐니 해도 뛰어난 실력이고, 그 다음은 좋은 성품이다.

만약 학생들이 선생님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으면 그 때부터 어떻게 하나? 선생님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으면 그 시간에는 잠을 자든지 눈을 떠 있어도 수업에는 관심이 없고 딴 생각을 할 것 아니겠는가? 선생님이 실력이 없다고, 배울 것이 없다고 판단이 되면 그 시간에 학생들은 수업을 방해하기도 하고, 문자를 보내기도 하며, 다른 책을 훔쳐보기도 하며,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 기다릴 것 아니겠는가?

학생들에게 실력을 인정받아야만 학생들은 선생님의 수업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고, 선생님의 가르침을 기다리게 될 것이고, 선생님을 존경하게 되고, 선생님을 따르게 될 것이다. 또한 수업분위기도 좋아지고 수업시간이 잘 갈 것 아니겠는가? 그러하지 못하면 수업이 지옥이 되고 지겹고 고역이 되고 왜 이리 시간이 안 가나 하고 시계만 쳐다볼 것 아니겠는가? 하품만 하고 눈짓을 하고 엉뚱한 짓을 할 것 아닌가?

또한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인품과 성품, 사람됨, 언어, 성실, 정직, 행실을 인정받아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선생님을 존경하게 되고 따르게 되고 성품, 인격을 닮아가려고 애를 쓸 것이며, 언어를 닮고 정직을 닮고 선생님의 성실을 닮아가게 될 것이다.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실력도 인정받고 성품도 인정받으면 학생들은 학교생활이 재미가 있게 되고, 행복을 느끼게 되며, 학교에 오고 싶어지고, 학교에 오래 머무르고 싶게 될 것이다. 그래야 학교에서 믿고 꿈을 키워나갈 수가 있고, 학생들의 심신이 건강하게 되며, 믿을 만한 선생님이 계시기에 안심 놓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고, 학교생활이 윤택하게 될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