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속도가 아니고 방향이다

2007.06.27 17:07:00

우리는 종종 속도를 좋아하다 사고를 당하거나 낭패를 보게 된다. 어떤 때는 차가 좋다고 속도를 내기도 하고 어떤 때는 운전에 자신이 있다고 속도를 내기도 하고 어떤 때는 길이 좋다고 속도를 내기도 한다. 또 어떤 때는 운전솜씨를 보여주기 위해 속도를 내기도 하고 어떤 때는 추월하는 차에게 질 수 없다는 자존심 때문에 속도를 내기도 한다.

이렇게 속도를 내면 낼수록 도사리는 게 무엇인가? 바로 사망 내지 대형사고 아니겠는가? 타이타닉호가 배가 좋다고 속도를 내다가 대형사고가 나지 않았는가? 잘 달린다고 거침없이 달리다가 그렇게 되지 않았는가? 잘 달린다고 가는 방향을 점검하지 않아 그렇게 되지 않았는가? 선장의 자존심 때문이 그렇게 되지 않았는가? 선장의 노련한 솜씨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았는가?

우리 선생님들은 운전자와 선장과도 같다. 운전을 잘 할수록 속도를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듯이 학생들을 잘 가르칠수록,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노하우가 쌓일수록 속도를 제어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큰 낭패를 당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늘 속도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달리기만 좋아해서는 안 된다. 추월만 좋아해서도 안 된다. 쉼 없이 달리기만 해서도 안 된다. 자신의 자만심도 버려야 한다. 자신의 솜씨도 뽐내서는 안 된다.

운전에는 속도조절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만 좋은 운전자가 될 수 있듯이 교육에도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야 안전하게 학생들을 잘 지도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내가 하는 운전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 내가 하는 운전도 중요하지만 남이 하는 운전도 눈여겨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사고 없이 충돌 없이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하는 운전도 중요하지만 내가 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늘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혹시 내가 달리는 길에 혹시 장애물이 있지는 않는지? 혹 돌발 상황이 일어나지 않을지? 내가 가는 방향이 바른 방향인지? 내가 교육하는 방향이 옳은지? 내가 잘 하고 있는지? 내가 혹시 잘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늘 머릿속에 생각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속도가 조정이 될 수가 있고 바른 방향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내가 가르치고 있는 과목의 학력이 향상 되지 않고 밑바닥을 치고 있다면 냉정하게 자신의 교수학습방법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교수학습의 양과 질에 대해서도 검토해 봐야 한다. 교수학습 자료에 대해서도 고려해 봐야 한다. 학생들의 학습하는 태도가 어떤지에 대한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 평가에 대한 개선방향에 대해서도 고려해 봐야 한다.

무조건 내가 하는 방법이 옳다고 고집만 해서는 안 된다. 내가 잘하고 있다고 속도만 내어서도 안 된다. 속도를 내기 전에 방향을 바로 잡아야 한다. 나아가는 방향에 걸림돌이 무엇인지를 잘 찾아내야 한다. 학습의 양과 질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면 과목별 양과 질을 조절해야 한다. 교수방법이 잘못되었다면 교수방법을 바꿔야 한다. 노력이 부족했다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인내가 부족했다면 지속적인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의지가 부족했다면 강한 의지력을 가져야 한다.

교육은 속도가 아니고 방향이다. 시행착오는 정지 표시가 아니라 방향 전환 표시이다. 방향이 잘못되었으면 유턴하면 된다. 우회전하든지 좌회전하든지 하면 된다. 계속 지금까지의 방법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교육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잘못된 방향으로 계속 속도를 낸다면 결국 간 것만큼 되돌아와야 하지 않은가? 시간만 낭비할 뿐이다. 과감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속도를 좋아하지 말고 방향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우리가 원하는 바의 소기의 교육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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