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의 연휴, 마음이 들뜬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거리마다 차량들이 넘쳐났다. 기상청에서는 전국적으로 강풍을 동반한 비가 많이 내릴 것이라고 예고하며 나들이 나온 사람들을 훼방 놨다.
그래서였을까? 푸른 바다가 넘실대며 유혹하고 있는데도 동해안으로 달려온 사람들이 적었다. 6월 23일 정동진 바닷가도 한적했다.
하늘의 구름이 아름다워 백사장에 앉아 황국산 시인의 ‘정동진에서’를 음미하기에 좋은 날씨였다.
바람이 몹시 부는 날
정동진에 왔다
정동진에서, 바다 앞에 서서
바다를 보았다
꿈틀거리는 바다, 거대한 몸짓으로
천하를 호령하는 저 바다,
마치
그녀의 가슴처럼
솟아오른 젖봉오리처럼
거칠게 숨쉬는 저 바다,
나는 바다 앞에서 그녀를 본다
내 모든 것 다 감싸안고
영원을 노래하던 그녀의
아름다움과 만난다
바람이 몹시 불고
간간히 눈발이 날리는 날
나는 정동진에서
그녀를 만났다
그녀의 깊은 숨소리와 함께 그녀를 만났다
그녀의 깊은 숨소리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