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뛰어넘는 어린이들의 호기심

2007.07.04 13:41:00

며칠 전, 일명 ‘기절놀이’로 인해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렇게 위험천만한 놀이가 학생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는 사실도 충격적이다. 그나마 필자가 담임하고 있는 농촌학교의 2학년 아이들은 아직 기절놀이를 해보지 않은 단계라 가슴을 쓸어내렸다.

일본에서 시작된 ‘기절놀이’는 일시적으로 호흡이 멎도록 일부러 상대방이나 자신의 목을 조르고 가슴을 압박한다. 이때 잘못하면 저산소증으로 사망하거나 쓰러지면서 뇌진탕 등 부상을 당하기도 쉽다. 뇌세포를 죽여 머리가 나빠지는 것은 물론 여러 가지 뇌장애도 일으킨다.

놀이치고는 위험하고 유치하기 짝이 없는 이 기절놀이에 중독성이 있다는 게 문제다. 그래서 널리 퍼지기 전에 차단해야 한다. 이번에 사망한 어린이도 평소 기절놀이를 자주해 부모님에게 여러 번 꾸중을 들었다. 어처구니없게 이 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은 기절을 경험하면서 희열을 느낀다니 가정이나 학교에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본의 청소년이나 어린이 사망자중 5%가 이 기절놀이로 사망하고, 지난해 7월 전북 익산에서 기절놀이를 하던 중학생이 쓰러지면서 두개골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는 등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한다.

MBC 청주뉴스에 의하면 요즘 초등학교 앞에 있는 문구점에서 잔혹한 내용이 담긴 괴담집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지만 제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보도에 따르면 왕따를 당한 학생이 반 친구들을 모두 살해해 줄 것을 의뢰하고, 환각상태에 빠진 학생이 부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어머니가 갓난아기를 도끼로 살해하는 등 괴담집에 담긴 내용이 어린이들이 읽는 책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끔찍하고 충격적이다.

5백 원에 팔리고 있는 담뱃갑 크기의 공포서적은 문구류로 판매되다 보니 사전심의나 정식출판 허가도 받지 않는다. 이렇게 잔인하고 폭력적인 내용이 담긴 괴담집을 학교 앞 문구점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이런 내용의 글을 요즘 어린이들이 재미있어하며 즐겨 읽고 있다니 문제가 복잡하다.

잔인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접한 아이들이 공격적인 성향을 나타낼 수 있고, 여러 가지 상상 속의 이야기들을 실제로 가능한 것처럼 착각해 모방범죄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이런 불량서적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별법이라도 제정해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이들이 다시는 이런 책을 읽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은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동심이 멍들어 가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어린이들의 주머닛돈을 노리는 얄팍한 상술을 누가 말릴 수 있을까만 어른들의 각성이 새롭게 요구된다.

일련의 사건들을 접하면서 어린이들의 호기심은 어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들일수록 생활지도가 필요하다는 것도 실감한다. 또한 방학을 앞두고 어린이들이 즐겨하는 놀이나 관심사, 즐겨 읽는 책이나 게임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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