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협동이다

2007.08.10 13:54:00

전문직 시험 관련 5일간의 출장으로 인해 막판 한여름 더위를 피할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한편 답답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어디 전화를 할 수 있나, 밖으로 나갈 수 있나,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나, 단지 할 수 있다는 건 TV를 보는 것으로 외부 소식을 들을 수 있을 뿐 모든 것이 차단되어 있어 감옥이 바로 이런 곳이 아니겠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시간이 나는 대로 책을 보는 것과 함께 한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얻은 정보는 나에게 많은 유익이 되곤 했다.

TV를 보는 가운데 어느 프로인지 몰라도 해수욕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해수욕장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 가운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들이 하나 둘이 아니었지만 그 중에 특히 내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은 해수욕을 끝내고 떠나갈 때 버리고 간 온갖 쓰레기였다. 모레사장에 버려진 쓰레기를 보면 교육은 협동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해수욕장을 다녀간 사람들은 어른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학생들이 분명 많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이 학교에서 배운 대로 자기들이 먹고 남은 음식찌꺼기, 각종 쓰레기 봉지를 담아서 가져갔더라면 해수욕장이 몸살을 앓지 않았을 것이다. 모두가 힘을 합쳐 자기가 버린 쓰레기를 자기가 정리했더라면 청소하는 분들이 큰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될 것 아니겠는가?

TV를 보니 수십 명 아니 수백 명의 사람들이 구슬땀을 흘리면서 쓰레기 봉지에다 쓰레기를 담고 각종 버려진 음식찌꺼기를 담고 있었는데 그들이 꼬박 다섯 시간을 해야 제 모습을 드러낸다고 하였다. 학교에 가면 협동정신이 살아나고, 가정에 가면 협력정신이 살아나고 운동장에 가서 경기를 볼 때면 하나된 모습이 살아나는데 왜 해수욕장 같은 데만 가면 협동정신, 단합정신이 실종되는지 모르겠다.

이제부터라도 힘을 합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 고든 맥도날드는 ‘열정의 회복하라’에서 함께 힘을 모을 때 그 힘은 엄청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수레를 끄는 말 한 마리가 혼자서는 2톤 무게의 짐을 옮길 수 있지만 마구에 매인 두 마리의 말이 함께 일하면 23돈의 무게를 옮길 수 있다고 한다. 해수욕장에 오신 분들이 모두 5분만 수고하면 청소하시는 분들의 5시간의 노고를 들어줄 수 있지 않겠는가?

학생들이여! 배운 대로 행해 보자. 어른들에게 본을 보여 주자. 부모님들에게 본을 보여 주자. 우리가 버린 쓰레기 우리가 가져가자고 말해 보자. 그리고서 그렇게 해보자. 혹시 버리고 간 쓰레기가 보이면 함께 주워가자. 그러면 보나마나 해수욕장 주변은 쾌적한 쉼터가 될 것 아니겠는가?

나 혼자 한다고 되겠나 하는 나약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우리는 기러기를 통해 협동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 기러기는 나약한 존재이지만 그들이 힘을 합치면 장기를 유유히 날아갈 수 있지 않은가? 기러기들이 무리를 지어 날아가면 혼자서 날아갈 때보다 70%의 힘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앞에서 기러기가 날갯짓을 하며 내는 바람이 뒤의 기러기들을 떠받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니 먼저 내가, 내 가족이, 나와 함께한 일행이 앞서 날갯짓을 하는 기러기처럼 먼저 날갯짓을 해서 바람을 일으키자. 그러면 뒤의 많은 피서객들이 앞에서 일으키는 바람으로 인해 쉽게 뒤따라올 것이다.

교육은 협동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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