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2007.08.19 10:07:00

 빌 게이츠. 하버드 중퇴하고 MS창업.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부자. 자선 사업을 제일 많이 하는 사람. 자녀에게 자신의 재산을 물려주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수백 억 달러의 재산 중 천만 달러 정도의 돈을 물려주겠다고 한 사람. 50세가 넘으면 재산의 95퍼센트를 자선단체와 연구기관에 기부하겠다고 말한 사람.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이런 몇 가지 토막들이다. 그가 어떻게 MS를 창업하게 됐고, 어떻게 어린 시절을 보냈고, 어떤 식의 교육을 받고 자신의 생각을 키워갔는지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의 부모는 빌 게이츠에게 어떤 식의 교육을 했는지도.

한 자식의 성공 뒤엔 그 자식의 아버지나 어머니가 있다는 소릴 종종 듣는다. 부모의 교육열과 방법이 자식을 성공적으로 키웠다는 말이다. 세계 제일의 갑부인 빌 게이츠도 마찬가지이다. <빌 게이츠의 인생 수업>을 보면 빌 게이츠의 성공 이면에 그의 아버지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빌의 아버지 게이츠 2세는 미국의 유명한 변호사로 워싱턴 주 변호인협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빌이 어렸을 때부터 빌의 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 그의 교육 방식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교육방식은 아니다. 학원에 보내고 특수교육을 받게 하고 돈을 들여 어떤 교육을 배우게 하는 게 아니다. 주로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깨닫게 하는 교육방식을 취하고 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잘 자랄 수 있도록 적절한 영양분을 공급해주었다. 일정한 규범도 만들어 놓았다. 하나의 약속인 그 규범에 벗어난 행동을 했을 땐 그에 따른 적절한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깨닫게 했다. 그리고 스스로 절제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도록 했다.

그러기 위해 아버지는 아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다 빌이 어떤 고민에 빠지거나 문제로 인해 갈등을 할 때면 스스로 문제를 깨닫고 해결할 수 있는 이야길 들려주었다. 물론 그 이야길 듣고 그 이야길 통해서 아버지가 무슨 이야길 하려고 하는지 통찰하는 빌의 능력도 돋보인다.

사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게이츠 2세가 빌에게 하는 교육방법이 다 옳고 모든 아이들에게 적용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남달랐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늘 아들과 대화를 했다. 그 대화를 통해서 아버지는 어떤 문제를 직접 해결해주기보단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하게 했다.

또 아들에게 어떤 문제점이 발견되면 그 문제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수학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빌이 수학만을 주로 하고 다른 과목에 소홀할 땐 폭넓은 지식이 왜 중요한지를 깨닫게 하여 백과사전을 스스로 일독하게 한다. 그 두꺼운 백과사전을 읽으면서 빌은 지식의 바다에 빠져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물론 아버지가 아들에게 백과사전을 읽으라고 한 건 아니다. 스스로 읽게 한 것이다.

이러한 아버지의 교육은 지식적인 측면에서만 이루진 게 아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게 되고 한 번쯤은 마주치게 될 모든 측면에서 이루어진다. 아버지는 여러 이야길 통해 아들이 용기를 가지게 하고, 창조와 열정, 신용과 인내 그리고 관용과 예의에 대해 배우게 된다. 그리고 겸손과 우정, 신중함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기도 한다. 그럼 게이츠 2세가 아들 빌에게 들려준 몇 마디를 들어보자.

“용기가 있으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지만 용기가 없으면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단다.”
“이 세상에는 용기와 힘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일이 너무 많단다. 그러니 반드시 머리를 써야 성공할 수 있어.”
“사실 세상에는 좋은 운명이니 나쁜 운명이니 하는 것들은 존재하지 않는단다. 모든 사람의 운명은 자신의 이상과 투지, 장점, 가치관 같은 것들과 직결되어 있어. 한마디로 말해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지.”

“실패에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것 역시 도전이지. 도전을 회피하는 사람에게는 삶도 없다.”
“네가 베푼 관용은 상대방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관용을 베풀면 너도 마음의 여유가 생겨 쉽게 화도 안 내게 도지. 그러나 관용이 무조건적인 양보는 아니란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야 할 땐 냉정하게 맞서서 싸울 줄도 알아야 해.”

이러한 이야기들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충분한 예화 또는 우화를 들려준 다음 대화를 나누는 중에 한 것들이다.

이 책은 단순한 교육서가 아니다. 또한 자서전적인 글도 아니다. 세계 최고의 갑부인 빌 게이츠가 아버지에게 어떤 식의 교육을 받았고, 그 교육이 빌의 삶과 성공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보고 독자들이 쉬게 접근할 수 있게 한 책이다.

그래서 책의 이야기 구조도 ‘소년 빌’, ‘아버지의 이야기 수첩’, ‘부자의 대화’, ‘빌의 성공 스토리’, 그리고 ‘Bill󰡑s Note' 등으로 나누어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서 ‘아버지의 이야기 수첩’은 아이들이 좋아하고 흥미를 끌 수 있는 이야기로 되어 있어 엄마나 아빠와 함께 읽으며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다.

암튼 독자들은 이러한 이야기 구조를 통해 빌 게이츠의 어린 시절부터 학창시절 그리고 MS를 창업하여 어떻게 성공하게 되었는가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빌이란 사람의 삶의 단면까지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자신의 교육방식도 한 번 돌아보게 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학원으로만 내보는 우리 교육 현실 속에서 부모가 아이들에게 진정 무엇을 깨우치게 하고 무엇을 배우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아이들에게 고기를 잡는 방법뿐만 아니라 고기를 잡는 도구까지 만들게 하기 위해선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김 현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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