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는 종잡을 수 없다. 너무나 변덕스럽다. 일정치 않다. 건강한 날씨가 아니다. 장이 좋지 않아 변비가 계속 되다가 설사가 계속 되고 또 변비, 설사...이렇게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 앓는 증세처럼 요즘 날씨도 그러함을 보게 된다. 가뭄, 더위가 계속 되다가 이제는 비, 서늘함이 계속되고 있지 않은가? 빨리 정상적인 회복을 기대해 본다.
오늘이 9월 초하루다. 9월 초하루를 맞이하면서 우리학교의 교훈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우리학교의 교훈은 ‘사랑, 정직, 성실’이다. 1학기 때 이웃 신설학교의 교장실에 가본 적이 있는데 그 학교도 우리와 교훈이 똑 같았다. 그 정도로 ‘사랑, 정직, 성실’이 사람됨의 덕목 중의 덕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아침 출근을 하면서 라디오 뉴스를 들었다. 부산에서 어느 할머니께서 손자, 손녀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가 나무 밑에서 말벌의 공격을 받아 돌아가셨다는 비보였다. 그런데 목격자에 의하면 그 할머니께서는 벌이 달려드니 치마로 어린 손자, 손녀를 감싸다 자기가 70-80번 벌에 쏘여 돌아가신 것이다. 이 뉴스를 듣고 할머니의 사랑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렇다. 손자, 손녀에 대한 사랑이 없었다면, 가족에 대한 사랑이 없었다면 그렇게 희생을 했을 것인가? 그러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기의 희생도 사랑에서 출발했음을 알 수 있다. 가족을 지키는 것도 사랑이 밑바탕임을 알 수 있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학교를 지키는 것도, 학생들을 지키는 것도 사랑이 밑바탕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학교에는 체육진흥공단의 지원을 받아 인조잔디와 폭신폭신한 트랙을 꾸며 놓아 주민들이 운동하며 건강을 지키기가 참 좋다. 그런데 그분들이 지나간 뒷자리는 아름답지 못하고 늘 추하고 지저분하다.
학생들이 등교하고 선생님들이 출근할 때면 항상 얼굴을 찡그리게 된다. 주민들이 버려둔 쓰레기는 몽땅 우리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몫이다. 보다 못해 부장선생님들이 모두 발을 벗고 나섰다. 실내 청소 특히 특별실을 주로 맡고 계시는 부장선생님들께서 운동장 구석구석을 분담하여 청소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것도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오늘 아침 사랑, 정직, 성실이 태양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 아침뉴스에 나온 할머니처럼, 우리 부장선생님들처럼 사랑이 있기에 빛을 발하는 것 아닌가? 태양처럼 말이다. 언제나 빛난다. 반짝반짝 빛난다. 눈부시도록 빛난다. 그만큼 사랑의 힘은 큰 것이다.
정직은 다름 아니다. 구름이 해를 가릴 때나 구름이 해를 가리지 않을 때나 해는 언제나 같다. 언제나 빛을 내고 있다. 구름이 가린다고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 구름이 가린다고 행동이 변하지 않는다. 구름이 가리든 그리하지 않든 언제나 똑같지 않은가?
남이 보든 보지 않든 열심히 공부하고 남이 보든 보지 않든 열심히 청소하고 언제나 한결같이 변함없는 마음이 정직한 마음 아니겠는가?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속마음이 늘 같아야 할 것 아닌가? 그래야 언제나 빛이 날 것이다.
성실은 태양이 동에서 떠서 서로 지는 것 같이 늘 일정하고 한결같음을 말하지 않는가? 꾸준해야 한다. 변함이 없어야 한다. 부지런해야 한다. 변덕이 없어야 한다. 건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실하지 못한 것이다. 태양이 하루라도 변덕을 부리는 것 보았나? 태양이 하루라도 떠지 않고 지지 않는 것을 보았나? 그렇지 않지 않느냐?
2학기 와서 3학년 일부 학생들의 태도가 좀 달라졌다고 한다.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을 할 학생들은 열심히 선생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열심히 공부를 하는데 실업계 고등학교 진학을 할 학생들은 공부를 포기한 채 아예 수업분위기를 흐트리고 있다고 한다. 수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수업이 더 힘들다고 한다.
이래서는 안 된다. 인문계를 가든 실업계를 가든 그게 무슨 상관이 있는가? 인문계 가면 어떻고, 실업계 가면 어떻나? 어디를 가든 기초를 잘 닦아야 할 것 아닌가? 기초를 다지기 위해 더욱 열심히 듣고 공부를 해야 할 것 아닌가? 이게 바로 성실이다. 성실이 따로 없다. 변함없이, 끈질기게, 최선을 다해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태양처럼 아름다움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 정직, 성실! 이게 바로 태양이다. 태양처럼 살고 싶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