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우리학교!

2007.09.02 18:27:00

오늘도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 오후부터 개인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으니 기대가 된다. 가을 향기를 맡을 수 있으니 기대가 된다. 높은 하늘을 볼 수 있으니 기대가 된다. 깨끗하고 풍성하고 넉넉하고 아름다운 들녘을 바라볼 수 있으니 기대가 된다.

갑자기 우리학교가 자랑스러운 생각이 든다. 자랑할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9월 1일자 인사발령에도 우리학교 출신 두 분께서 승진과 영전을 하셨다. 한 분은 50대 중반이신데 본청 과장으로 승진하셨다. 또 한 분은 작년에 우리학교 동창회 회장을 맡으신 분이신데 우리 동네인 고등학교로 영전을 하셨다.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우리학교는 55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 많은 학교들이 새로 생겨났는데 우리학교만큼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들이 없다. 비록 건물이 낡았고 바닥은 삐거덕 소리가 나고 교실에 에어컨이 없고 환경 여건이 열악해도 선배님들의 숨결이 살아 움직이는 학교라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어디를 가도 농소중학교에 근무한다 하면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이다.

요즘에는 깨끗한 학교, 환경여건이 좋은 신설학교로 배정받기를 원하는 학부모님과 학생들이 있어도 그래도 전통을 무시 못해 선배들을 무시 못해 환경이 열악해도 우리학교에 배정 받기를 원하는 학부모님과 학생들도 많다. 믿음직한 학교, 우리 동네를 묵묵히 지켜온 학교에 배정 받는다는 게 축복 중의 하나라 생각된다.

우리학교 출신들은 마음씨도 착하다. 작은 일이지만 학교를 도와주려고 하는 마음이 앞선다. 학교에서 아무런 부탁도, 요구도 하지 않았는데도 중앙현관 맨 위 건물 벽에 동그란 벽시계를 걸어놓고 가기도 하셨다. 주민들이 학교에 와서 운동을 할 때 시간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니 얼마나 좋은가? 또 여름방학 기간에 우리학교 출신 한 분이 정치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정치가 어떤 것인지 맛보기를 위해 강의도 해 주시고 무료로 점심을 제공해 주시고 두 대의 버스로 서울 여의도 견학까지 시켜주시니 얼마나 고마운가?

학교가 너무 아담하다. 너무 깨끗하다. 운동장 인조잔디며, 폭신폭신한 트랙이 너무 마음에 든다. 뒹굴고 싶을 정도이다. 운동장 주변에 역사를 말해주는 나무들이 많다. 더울 때는 학생들과 주민들의 안식처가 되기도 한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하늘과 운동장과 나무들이 모두 하나가 된다. 푸른 옷으로 갈아입는다. 그러면서 멀리서는 푸른 동대산이 함께 어우러져 동참한다. 찬란한 태양은 학교를 축복해 주며 푸른 상공에서는 푸른 등을 가진 비행기가 축복 비행을 한다. 그 모습을 한번 상상해 보라.

그것뿐 아니다. 우리학교 선생님들은 대부분이 젊다. 20,30대가 대부분이다. 실력도 탁월하다. 인품도 탁월하다. 열성도 대단하다. 그러니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또 천명이 넘는 푸른 꿈을 지닌 푸른 꿈나무들이 성장하고 있으니 얼마나 축복된 곳인가! 큰 꿈, 작은 꿈이 구름처럼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있지 않은가! 큰 꿈, 작은 꿈들이 무궁화 꽃처럼 환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우리학교의 아름다운 전통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학교의 아름다운 전통을 사랑한다. 전통과 역사를 지닌 우리학교에 근무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우리 학생들은 우리학교의 아름답고 향기나는 전통을, 역사를, 동문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사랑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만족하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면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우리학교의 청소년들이 꿈을 키워나가야 한다. 꿈을 펼쳐 보여야 한다. 결실의 계절에 꿈을 나타내 보여야 한다. 좋은 모습을 이웃학교에 나타내 보여야 한다. 좋은 영향력을 나타내 보여야 한다. 자랑을 자랑으로만 여기지 말고 자랑을 칭찬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다시 다짐해야 한다. 큰 꿈을 가져야 한다. 큰 비전을 품어야 한다. 탁월한 인물로 성장해야 한다. 위대한 인물로 자라나야 한다. 성숙한 인물로 자라나야 한다.선배님들보다 더 좋은 인물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선배님들보다 더 좋은 인격을 갖춘 인물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선배님들보다 더 실력이 탁월한 인물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선배님들보다 더 도덕성이 탁월한 인물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아름다운 전통이 이어진다. 그래야 건강한 학교가 될 수 있다. 그래야 자랑스런 학교가 될 수 있다. 그래야 칭찬받는 학교가 될 수 있다.

자랑스런 학교를 만들기 위해 꿈이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학생이 되어야 한다. 꿈만 말해도 감동과 감격이 일어나는 학생이 되어야 한다. 꿈만 생각해도 힘이 솟고 에너지가 넘치는 학생이 되어야 한다. 꿈만 기억해도 고난이 가볍게 여겨지는 학생이 되어야 한다. 꿈만 바라봐도 용기가 생기는 학생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자랑스런 학생이 될 수 있고 자랑스런 학교가 될 수 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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