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말이다

2007.09.06 10:20:00

오늘도 비는 계속 된다고 한다. 이번 여름 장마는 마른 장마였지만 이번 가을 장마는 젖은 장마다. 내일까지 비가 내린다고 하니 조금만 더 참으면 될 것 같다. 그러면 깨끗한 가을을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 맛보지 못했던 수정 같은 맑은 가을을 맛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가랑비 속에 출근을 하면서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것이 언어다. 즉 말이다. 말이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말이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사람에게 기쁨을 주기도 한다. 말은 사람에게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말은 중요하다. 젊었을 때에 받은 말의 상처는 시멘 바닥 위의 발자국처럼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죽을 때까지 안고 가리라 본다.

그러기에 말로 인하여 남에게 상처를 주고 피해를 주고 병을 주고 고통을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특히 말로 교육하는 우리 선생님들은 더욱 그러하다. 말로 배우는 우리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종종 학생들이 내뱉는 말을 들어보면 심하다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말이 거칠 때가 참 많다. 그런 말은 소리가 커서 잘도 들린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말은 꼭 필요하다. 말이 없으면 사람 구실을 못한다. 말을 못하면 벙어리라고 하지 않는가? 그들은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는가? 그런데 우리들은 말을 함으로 삶을 부담없이 꾸려 나가지 않은가?. 그러니 말에 대한 고마움을 알고 말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엄청남을 깨달아 말의 사용에 대한 깊은 생각이 있었으면 한다.

말이 얼마나 좋으냐? 집에서는 가족들과 말을 통해 대화를 나누고 생각을 나누며  형편을 나누지 않는가? 그리고 과거를 나누며 현재를 나누며  미래를 나누며 삶을 설계하며 가정을 세워 나가지 않는가?

또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 말을 통해 학교생활을 하지 않는가? 공부를 하고 모르는 것을 깨우쳐 나가며 교훈을 얻고 삶의 지식을 얻으며 바른 길을 배우고 옳은 길을 배우지 않는가? 나아가 꿈을 키우며 꿈을 나누며 꿈을 만들어가며 말을 통해 사람됨을 가꾸어가지 않은가?

그런데 이 귀중하고 좋은 말을 잘 사용하면 약이 되지만 잘 사용하지 못하면 독이 된다. 말 중에서도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있다. ‘너 이 놈 죽어라’, ‘너 죽여 버릴라’와 같은 극단적인 폭언은 절대 삼가야 한다. 또 ‘너는 안 돼’, ‘너는 희망이 없어’와 같은 절망적인 말도 삼가야 한다. 어찌 보면 절망적인 말은 극단적인 말보다 더 듣는 이에게 고통을 줄 지 모른다.

어리석은 말, 비난의 말, 악한 말, 욕설 같은 더러운 말도 입에 담지 말아야 한다. 이런 말들은 결국 그 사람을 나타내는 말인 것이다. 사람이 더러우면 더러운 말이 입에서 나오게 되어 있다. 사람이 어리석으면 어리석은 말을 하게 되어 있다. 자기가 절망적인 가운데 있으면 절망적인 말이 나오게 되어 있다. 자기가 막가는 인생이면 입에 담지 못한 폭언이 나오게 되어 있다.

그 말이 그 사람 아닌가? 그 말이 그 사람 인격 아닌가? 그 말이 그 사람 됨됨이 아닌가? 말은 사람들이 항상 옷을 입고 다니듯이 말도 그 사람과 함께 항상 입에 담고 다닌다. 남자들이 항상 허리에 허리띠를 차고 다니듯이 사람들은 언제나 말을 허리에 차고 다닌다.

그러니 언제나 우리들은 극단적인 폭언 대신 최대의 축복의 말을 입에 담아야 한다. 절망적인 말 대신 희망적인 말을 입에 담아야 한다. 더러운 말 때신 깨끗한 말을 입에 담아야 한다. 악한 말 대신 선한 말을 입에 담아야 한다. 어리석은 말 대신 지혜로운 말을 입에 담아야 한다. 잘난 체하는 교만할 말보다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겸손한 말을 입에 담아야 한다. 남을 미워하는 말보다 남을 사랑하는 인자의 말을 입에 담아야 한다.

그래야 그 사람이 축복을 나누어주는 축복의 사람, 언제나 남에게 부드러움과 깨끗함을 선보이는 부드럽고 깨끗한 사람, 언제나 좋은 말을 하는 선한 사람, 남을 존경하고 배려하는 겸손한 사람, 남에게 넉넉하게 다가가는 인자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은 말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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