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 떠날 때 공로연수가 필요한 이유

2007.09.23 08:53:00

교직을 처음시작하는 새내기 교사들에게 취임식을 마련해 주는 교장들이 있어 아주 뜻깊은 의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학교는 관내인사규정에 따라 경력교사가 선호하는 학교라서 신규교사가 배치되지 않는 학교이기 때문에 이런 좋은 의식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을 느낀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도 신규교사가 발령받아 오면 전 교직원과 전교생 앞에서 부임인사를 하고 교직을 출발하는 것이 보통이어서 아쉬움을 갖고 있다.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은 법이다. 그런데 40여년 가까이 평생을 2세교육에 힘쓰며 일하였는데도 교직을 떠날 때는 정년 또는 명예퇴직일까지 근무하다가 직장인에서 사회 초년생(?)으로 신분이 갑자기 바뀌기 때문에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생활리듬을 잃고 건강을 해치거나 소속감에서 박탈당한 외로움에 우울증까지 겹쳐 일찍 세상을 하직하거나 병마와 싸우며 불행한 노후를 보내는 경우를 주위에서 가끔 볼 때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을 금치 못한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서 사회적응 프로그램으로 연수신청을 받아 다양한 연수과정을 이수하도록하는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단기간의 프로그램으로 평생동안 교직을 지키던 교원이 사회적응을 기대하기는 너무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교원이 아닌 일반직 또는 행정직 공무원에게 주어지는 공로연수 명목으로 1년간의 사회적응기간을 주고 있는데 학생들의 교육을 맡고있는 교원들은 (3개월의 퇴직 휴가제도가 있다고하는데 실제로 활용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임) 퇴직일까지 책임 때문에 마음 놓고 쉬지도 못한다는 어느 퇴직교장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퇴직후에 사회적응 및 노후생활설계를 할 수 있는 완충역할을 하는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칼에 3년이라는 정년단축을 감행하여 초등교원 부족 등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였으며 초 중등교원의 사기가 많이 저하되었으며 62세 퇴임교원들은 아직 원숙한 교육경험울 발휘하여 일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하여 교직근무는 62세까지 하고 1년정도 “교육공로연수”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질적인 사회적응 프로그램(각종 교육연수시설을 활용)에 참석하면서 1주일 정도의 해외연수 기회도 제공하여 교원의 사기를 높여주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이런 제도는 교직의 매력을 향상시켜 실력있는 남교사를 많이 확보하는 교직유인책도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리포터의 제안을 놓고 정년을 1년 더 연장하려는 꼼수라고 비판을 할 수도 있고, 정년을 앞두고 알아서 사회적응을 준비하면 될 것이 아닌가 라고 반문 할 수도 있지만 교직이 그렇게 근무하면서 사회적응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한가하고 여유로운 직업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 앞에서 그 눈총을 피해 퇴직 후를 준비한다면 우리 교육은 그 만큼 부실해 질 수 밖에 없고 그런 마음의 여유도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한창 일할 나이의 교원을 사회로 내보내는 제도는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고 이제도의 장점은 실질적으로는 1년의 정년연장효과가 있으면서 교원승진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교원공로연수 프로그램은 일반행정직처럼 1년간 쉬면서 알아서 적응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쉬는 기간도 주어져야 하겠지만 다양한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사회적응교육을 받고 국내 ㆍ국외연수도 하면서 교직을 의미있게 마무리하는 제도가 돨 것이다.

그동안 교직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후배교원들에 전수해 주는 자료 및 정보제공은 물론 연수결과물(보고서, 논문, 책자 등)도 제작하여 교직에 아름다운 발자취를 남기고 교육발전에 도움을 주도록 하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교직을 마무리하는 매력있고 유익한 제도를 차기 정부에선 반드시 마련하자고 강력하게 제안하는 바이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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