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장관님, 매를 드소서"

2007.10.05 16:08:00

 인간이 인간다워야 한다고 줄기차게 외치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인간은 교육을 통해서 사람다움이 형성되고, 공동생활을 통해 질서를 배우게 되고, 책을 통해서 스스로의 인격을 수양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배움의 터전은 교사와 학생의 보금자리 같아야 하고, 서로와 서로를 도와주는 우정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 교육의 장은 어떠합니까? 교사가 학생에게 우롱당하고, 학생이 교사에게 예사로 폭언을 일삼고, 심지어는 교사에게 달려들기까지 하는 현장을 두고도 “쉬〜쉬” 문화에 종속되어 넘어가는 현장을 누구에게 하소연 해야 합니까? 차라리 암행어사 박문수라면 “암행어사 출도야”라고 외칠 수나 있으련만, 교사가 제자에게 폭력적 모욕을 당하면 어디에 가서 사설을 늘어놓을 수 있단 말입니까?

한국적 인성 교육 되살아나야

며칠 전 영화 “권순분 여사 납치 사건”을 관람하고 난 후 우리 사회의 자녀 교육에 대해 심도있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부족함 없이, 어려움 없이 자라나는 신세대들은 모든 것이 자기들의 의사대로 행동하는 것이 당연지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남을 의식하지 않는 세대들, 자신의 생각대로 내뱉는 세대들, 달면 삼키고 쓰면 쉽게 뱉어 버리는 흑백 논리의 사고에 젖어 있는 신중성 없는 세대들. 이들에 대한 교육이 현장 교육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구세대들이 현장 교육의 주체인 양. 그래도 바른 교육을 배우고 바른 교육을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건만, 오히려 신세대에게 조롱당하고 그 교육 방식이 시대에 뒤지고 현대판 세대들의 양식에 퇴보되어 가고 있음을 만천하에 홍보라도 하듯 하루가 멀다하고 교사와 학생의 보이지 않는 마찰은 이제 겉으로 표면화되고 있음에 현장을 지켜가는 교사로서는 그냥 보고만 넘길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학부모는 교원평가를 통해 무능력한 교사를 퇴출시켜야 한다고 외치지만 현장을 지켜가는 교사들의 입장에서 교원 평가를 반대하는 이유는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충분히 있습니다. 교사가 교재 연구를 못해서 학생을 못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우후죽순처럼 뻗어가는 신세대들의 사고의 오만함이 학교에서의 태도는 안하무인격이 더 문제입니다.

학생을 지도차원에서 처벌한다고 하지만, 처벌에 대한 감도를 마치 간지러운 데를 만져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태도가 기성세대들의 생각을 무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무엇으로 신세대들을 바람직한 인성 교육으로 부활시키느냐가 현재 교육계의 관건일 것입니다. 우수한 인재를 배출해 낸다고 주야를 가리지 않고 학업에 몰두하게 하여 이끌어 가고 있지만, 학생들은 마치 조롱이라도 하듯, 가르치는 교사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는 오늘의 세태를 두고 그 누가 바른 배움의 전당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서당 회초리 교육 필요하다

조선시대 김홍도 그림에서 서당에서 회초리로 매맞는 장면이 나옵니다. 서당 교육이 오늘의 교육의 시작이라면 회초리 문화가 주는 한국 교육의 특수성은 무엇 입니까? 7차 교육과정에서 나타나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학생의 천국으로 만들어 가는 이면에 희생당하는 교사들의 이미지는 시대상의 과도기라는 허울 좋은 닉네임에 지나지 않아야 하는 것입니까? 한국 교육의 바른 주체는 한국인이 한국적인 교육환경에서 새로운 교육의 틀을 시대 조류의 틀에 맞추어 가는 바람직한 방향이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회초리로 다스린다고 교육청 홈페이지에 교사를 고발하는 글씨가 오르내리는 현실의 자태를 단순히 시대의 조류라고 치부해 버린다면 우리 교육의 밑바탕은 존립 자체를 잃어가는 것이고, 교사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한국인의 바른 주체성 있는 교육은 한국인으로서의 바람직한 자세와 정신을 이어가는 바탕에서 한국인의 냄새가 풍겨나는 공교육이 그 밑바탕을 튼튼하게 다져나가야 할 것입니다. 장관이시여, 한국 교육의 뿌리는 한국 교사의 정신적 뿌리를 찾아 바른 교사도를 정립하시어 바른 인성이 교실에서 피어날 수 있도록 하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조기철 인천 초은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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