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대학 동기생이 작은 시골학교에 세명이 근무하는 예는 그리 흔치 않다고 본다. 그것도 대학동기가 교무부장, 교감, 교장으로 만나서 근무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주 특별한 인연이니 재미있게 지내라고 말하며 복받은 교장이라고 하였다.
대도시 근무 만료로 ○○군의 6학급 ㅇ 초등학교에 교무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올 3월1일자로 여자 동기생이 교감으로 승진하여 이 학교에 부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무슨 인연인지 몰라도 올 9월1일자로 승진해 온 교장도 잘 아는 대학동기였다고 한다.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동기생 세명이 한 학교의 중책을 맡아 일하게 되었으니 좋은 면으로 보면 좋지만 또 다른 면으로 보면 불편함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리포터는 역시 동기인 이 학교 교장과 며칠사이에 두 과정의 연수를 같이 받으면서 아침운동으로 산책로를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도리어 교장의 마음이 불편할 때가 많다고 한다. 평교사 때는 같은 지역에 근무하면서 동기생 모임도 갖고 우정을 나누던 사이였는데 교무부장과 교장으로 만나서 존칭을 쓰며 예를 갖출 때는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심정을 토로한다.
교장이 너무 겸손한 성품의 소유자라서 서로가 존중해주는 아름다운 모습이 상상은 되지만 특히 공적인 자리에서는 옛날의 우정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주었다. 중간위치인 교감이 다행이 여자동기라서 역할을 잘만 해주면 세명의 트리오가 학교운영을 아주 모범적으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떤 교장은 그래도 선배 교무나, 교감과 같이 근무하는것 보다는 더 낫지 않겠느냐고 위로한다. 그러나 공무원 신분으로 맡은 역할이 다른 직책을 가지고 자기의 직분을 다하면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해가며 지혜와 역량을 모아서 학교를 운영해 나간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근무하는 좋은 학교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리포터는 그 학교 교장에게 다음과 같은 부탁을 하였다.
“교장이 먼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서 먼저 베풀고 교감과 교무의 고충을 들으며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우정도 유지하면서 학교경영도 조화롭게 이루어 질 것”이라는 사견을 조심스럽게 말하였다.
과연 전국에 어느학교의 조직구성이 이런 인연으로 만나는 학교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 학교에서 아름다운 우정이 싹터서 전국에 메아리로 번져나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동기생들의 동의도 없이 이런 글을 쓰게 됨을 용서를 구하는 바이다.
“좋은 인연으로 만났으니 동기생들의 웃음이 넘쳐나고 교육활동에서 보람의 열매를 맺는 아름다운 학교로 발전하길 우정을 가꾸는 마음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