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예발표회의 교육적 의미

2007.10.28 20:52:00


단풍이 곱게 물든 10월의 교정은 너무 아름답다. 노란 국화향이 깊어가는 가을속으로 우리를 빠져들게 한다. 각급학교에서는 학예발표회와 축제를 알리는 안내장이 책상위에 쌓인다. 오후에 많이 실시하던 학예회도 방과후학교 운영 때문에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학교가 대부분이다.

우리학교도 10월의 마지막날에 학예발표회를 예정하고 있기 때문에 담당선생님을 인근학교 발표회를 참관케하고 싶어도 수업 때문에 내가 참관히기로 하고 지름길로 서둘러 찾아갔으나 이미 첫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면소재지에 있는 학교라서 남는교실 세칸으로 리모델링한 다목적교실에서 어린이들은 마루에 앉아서 구경하고 학부모들은 뒤편 의자에 앉아 구경하고 있었다. 관내 교장선생님들도 여러분 참관하고 있었다. 교육청에서도 교육과장과 장학사가 나왔고 중간에 교육장님도 다녀가셨다.

학예발표회를 하려면 적어도 한두달전에 담당자가 계획을 수립하여 종목을 선정하고 출연할 아동을 선발하여 연습에 들어간다.
그런데 아동들의 하루 일정을 보면 정과수업을 하고나면 바로 방과후 학교 교육을 하교시간까지 받기 때문에 마땅히 연습할 시간이 없어 선생님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아이들 얼굴모습이 다르듯이 타고난 소질이 다양하고 타고난 끼를 표현할 기회를 제공하여 여러사람 앞에서 발산하도록 해 주는 것이 학교교육에서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다.

노래를 잘부르는 아이, 춤을 잘추는 아이, 연극을 좋아하는 아이, 악기를 잘다루는 아이, 코미디를 좋아하는 아이, 마술을 좋아하는 아이 등 다양한 재주를 숨겨두고 발표할 기회를 제공하지 않으면 타고난 재능이 빛을 보지 못하게 되고 소질계발이 되지 않는다면 학교교육은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에 아이들의 아렇게 다양한 재주를 싹틔워 키워주지 않는다면 가슴속에 불만이 쌓여서 전인교육은 유명무실하게 될 것이다. 어려서부터 타고난 재능을 발견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연습을 한다음 많은 사람앞에서 발표하면서 행복감을 느끼고 성취욕을 높여준다면 커서 자기분야에 전문가로 성장할 것을 생각하면 학예발표회는 시험을 치러서 얻는 점수보다 더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는 행사라고 생각한다.

선생님들도 얌전하게 공부만 잘하는 아이들만 칭찬하고 예뻐하지 말고 다양한 끼를 가진 아동들의 소질을 발견하고 성취동기를 불어넣어주고 자기소질을 계발하도록 도와주고 배려해주어야 할 것이다.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일 즉 타고난 재주를 키워줘서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가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이라는 것을 학예회를 관람하면서 다시 한번 절실하게 느꼈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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