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에 바란다

2007.12.17 20:48:00

 다사다난했던 정해년! 뒤돌아보면 말도 많고 사건도 많았던 교육부의 정책이 새 정부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현장에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조용히 펜을 들어본다. 숱한 사연을 안고 현장을 파고들었던 교장초빙제, 평교사들의 소망을 송두리째 담고 있던 수석 교사제, 명예를 먹고 사는 교사들의 승진에 관련된 교원평가제, 교사들의 복지를 위한 교사연구안식년제와 교사성과급제 등등은 새 정부에게 짐이 되기도 하겠지만 새 정부가 꼭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교장초빙제 이렇게 생각하다

교장 초빙제가 한국의 교육풍토에 정착되기에는 아직도 이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교장 초빙제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현직 교장들의 초빙제의 조건을 강화시켜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교장초빙제의 문제점은 능력있는 교장을 초빙하려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장 임기를 채우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에 현장 교사들은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다. 게다가 교장초빙제에 따라 초빙 교장이 데리고 가는 교사 초빙은 능력에 따른 초빙보다는 학연과 지연에 따른 불합리성이 또 제기되고 있다. 우수한 교장을 초빙하여 우수한 학교를 만들자는 취지는 초빙에 따른 피그말리온 효과를 창출해 보자는 것이 교육부의 방침일 것이다.

지나친 관료주의에 따른 한국 정서에서 교장의 임기 8년을 마치고도 잔임이 남아 있는 교장을 평교사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 주고는 있지만 교장이 평교사로서 다시 활동하기에는 사회적 정서가 무르익어 있지 않다는 것도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평교사로서 정규 교과목을 가르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상담 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은 합리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상담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으나 교직자로서의 경험을 살려 학생 상담에 한 몫을 차지하게 한다면 그것 또한 바람직한 길이 아닐까?

교장초빙제가 말도 많고 초빙에 따른 잔임 채워주기로 지금과 같이 계속된다면 한국 교육 발전에 새로운 장애물로 계속 갈등만 창출할 것이다. 교장자격제도 없이 일반인을 교장으로 등장시키는 것은 현재 학교 행정실장이 일반인이 맡고 있다는 것과 무관할까? 어느 부서에도 이중적인 부서 일을 맡고 있는 경향이 있는가? 하필 교육부만 학교 행정을 왜 일반인이 맡고 있는가? 그것도 교육에 아무 경험도 없는 일반인을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는 그것으로. 학교 업무에 맞는 예산배정과 학교 건물에 관한 여러 가지 새로운 창안을 내놓지 못하는 현실을 과연 간과하고만 있어야 하는가? 장학사가 되어도 학교 재정 행정을 왜 제대로 모르게 되는가? 그것은 학교 행정실장 자리를 일반인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학사 운영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학교 경영에 필요한 재정적인 흐름을 바르게 파악하는 길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따라서 학교 행정실장 자리를 장학사로 채워 장학과 행정의 유기적인 관계를 잘 파악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한다.

교장초빙제에 교장 자격증이 없는 일방인이 현직에 계속 유입되면 될수록 학교 장학의 전문적 효율성은 떨어지게 될 것이다. 교장초빙제에 일반인을 계속 유입시켜 가려고 한다면 현재 선발하고 있는 장학사를 행정실장에 임명하는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일반인이 교장으로 들어오면 올수록 장학에 관한 면을 보완시켜 줄 수 있는 균형적인 방안이 모색되어야 하는 만큼 행정실장 자리에 장학사로 교체는 교장초빙제에 따른 일반인의 지출을 보완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

교원평가제 바람직한 방안은

교원평가제의 바람직한 방안이 무엇인가? 참대답을 하기에는 아직도 어렵다는 말 외 특별히 할 말이 없다. 통과의례처럼 내려오는 연공서열식 평가, 승진에 가까운 교사에게 고가 점수 양보하기, 교장과 교감에게 가까운 사람에게 높은 점수 주기 등등은 지금까지의 교원평가에 문제점들이라고 해도 지나친 억설은 아닌 것 같다. 그렇기에 더 좋은 평가 방안을 만들기 위해 내놓은 것이 교사다면평가제도이다. 교사다면평가제도도 평가자 교사 자신들이 미칠 수 있는 범위는 한정되어 있다.

또 평가자를 3월초에 선발하여 개개인의 교사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12월에 일시적으로 선발하여 평가한다는 것은 수박 겉핥기에 지나지 않는다. 또 평가자를 학교 자체에 위임한다는 것도 위험한 일이다. 교사가 교사를 평가하는데 있어 교사 자신들이 꺼려하는 이유는 점수 공개에 따른 부작용과 자신의 교과 외 타 교과를 평가하는 어려움과 평가자 직위도 고정되어 있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교사를 평가하는데 따른 부담 등등이 다면평가제도에 보완될 필요가 있다.

우선 수석교사제도가 정착되는 대로 교사 평가를 교장, 교감, 수석 교사가 하는 방안이 고려된다면 좀더 부담없는 평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들의 직위는 변하지 않아서 평가에 있어 그래도 어려움은 줄 것이다. 그러나 교사 개개인의 평가는 각 부서 부장이 제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교감이다. 수석교사제가 정착되면 수석교사가 평교사를 평가하는 방안이 더 바람직할지 모른다. 교장은 결정을 하는 단계에 있을 뿐 교사 개개인의 특성과 구체적인 사실들을 알기에는 어려움이 다소 있다. 그러기에 교사 개개인의 평가는 각 부 부장이 1차 평가를 하고 그것을 수석교사와 교감이 취합하여 결정해 교장에게 결재를 올리는 방안이 더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또 교사를 평가하는데 있어 문제점이라고 한다면 평가의 구체적인 요소를 찾아내기 어렵다는 면이다. 공직자로서 큰 사건이 없고, 교직자로서 큰 사건이 없다면 이 교사를 나쁘게 평할 수 있을까? 이런 교사가 현장에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에 교사를 등급화하기 어렵고 이들 등급화 어려움이 성과급 등급으로 분류하는데 애로점으로 작용하게 되어 성과급 분배도 거의 모든 학교에서 균등분배라는 형태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어 내는 사원이라면 그 물건의 창출에 따른 부가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건만 대부분의 교사는 1년 동안 가르치는 일 외 특별히 연구를 한다거나 교육을 받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큰 학교의 경우나 작은 학교의 경우나 교사 개개인의 산출물이 미미하다는 것이 평가에 어려움을 만들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교사 평가도 연공서열식에 지나지 않고 특별히 1년 동안 일을 만들어 낸 교사를 제외하고는 관리자의 재량으로 일관되는 폐단이 통과의례처럼 돼 왔다.

그러므로 교원 평가의 바람직한 방안은 그래도 다면평가제를 도입하려는 것보다는 수석교사제를 빠르게 정착시켜 부장들이 부원을 1차로 평가하고, 그것을 수석 교사와 교감이 취합하여 교장이 최종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것이 또 다른 불씨를 막는 길은 아닐 지.

수석교사제 초석을 다져야

한국교육신문을 뜨겁게 달구었던 교원들의 소망인 수석교사제가 그 첫걸음으로 모집공고를 시작하였다. 인천광역시 수석교사제 선발 기준을 보면, 박사 학위 4점, 경력 20년 이상 5점 만점, 직무와 연수 성적 15점 만점, 수상 실적 1개 2점 만점, 연구점수 15점 만점, 기타 경력 19점 총 60점 만점에 수석 교사 활동 계획서 40점을 합쳐서 1차 서류전형에서 100점 만점으로 하고 있다. 점수화 되어 있는 단계를 보면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고 한다면 박사 학위를 가진 교사를 우선적으로 수용하려는 취지가 낮게 돼 있다. 연구 점수와 기타 점수에서 다소 보완되어 있다고는 볼 수 있으나, 박사 학위를 받아 내기 위해서는 소논문을 몇 편 써야 하고 강의를 얼마나 하여야 되는 지 그 과정을 안다면 박사 학위에 주는 점수는 낮게 책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수석 교사제는 그 과목에 대한 전반적인 틀을 꿰뚫어 보아야 하는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 고등학교 교과서가 그렇게 겉핥기식으로 전개되기에는 이제는 아닌 것 같다. 최소한 타 교사에게 교과 지식을 전수할 수 있는 위치에 서려면 교과에 그래도 전문 지식을 전수할 수 있는 총괄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아무리 겉으로 보기에 무의미해 보이는 박사일지는 몰라도 박사의 학위는 그래도 한국의 교수라고 할 수 있는 교과 전문 교수 5명이 돌아가면서 심사하여 내리는 결론이다. 그렇기에 수석 교사제 선발에 연구 점수도 좋지만, 초창기 정착 단계에서는 지식을 전수할 수 있는 교과 전문지식을 갖춘 박사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인천광역시의 경우 초•중등을 합쳐 10명을 선발하는데 초등의 경우는 1차 모집에서 미달이 되었는지 2차 모집 공고까지 하였다. 초중등 전과목을 합쳐 10명이라서 섣불리 원서를 낼 수 있는 처지도 아니지만 수석교사제에 대한 매력이 평교사에게 기대했던 것과 같은 레벨도 아니고, 대우 또한 평교사의 만족도를 채워주지 못하는 한계에 있다는 것이 평교사의 입장이 아니 지. 수석교사라면 그래도 교사 중의 교사인데 어찌 교감 아래에 두고 교사들의 장학을 자유자재로 장악할 수 있을까? 가뜩이나 현 체제에서 교감의 장학력이 미약하여 수석교사제를 도입하고 있는 처지에서 수석교사를 교감의 아래에서 유지해 나간다는 것은 교감의 장학력을 보충하기보다는 교감의 편의에 따른 장학력으로 전개될 소지를 안고 있어 수석교사제 또한 승진을 위한 시녀 노릇에 지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따라서 우수한 수석교사제의 도입은 우수한 전문지식을 갖춘 교사를 우선적으로 선발하는 제도적 방안이 강구되어야 수석교사제 또한 교사들의 오랜 숙원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교원연구안식연제 도입에 즈음해서

교사들의 직책을 교육학에서 전문직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노동직으로 볼 것이냐도 확실하게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학자들의 학설에 따라 다소 차이는 보이고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교사들의 위상 정립과 교육 문제가 중점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도 그 만큼 현 체제의 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고, 만성적으로 곯아 있는 우리 교육계의 현주소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교육 정책이 성공 사례로 나타나는 것보다는 실패작으로 더 많이 비춰지고 있기에 한국 교육의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야 할 지. 그 누구도 교육 문제 대하여 만족스러운 대답을 내 놓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의 교육부의 상황이다.

그래서 교육부 장관은 파리 목숨이라고 할 정도로 많이 바뀌어 졌다. 새 정책을 내면 그 정책의 실패로 바뀌고, 또 새 장관이 임명되면 업무 파악도 제대로 하기 전에 정치상의 이유로 바뀌고, 변화 많고 바람잘 날 없는 교육부의 상황을 현장에 있는 교사가 바라보고 있노라면 한국 교육계의 앞날에 밝은 전망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필부의 교사에게도 비춰져 지는 해를 보면서 아쉬워 할 뿐이다. 이런 어려움을 직시하여 학부모의 마음에 새 이정표를 제시해 모두에게 만족을 주는 배달부가 될 것이라고 각 대통령의 후보들은 소리높여 외쳐대고 있는 데 그것이 메시아가 되기를 다소나마 기대해 보고 싶다.

첫째, 교사들의 만족을 위해 교원연구안식년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하지만 예산은 어떻게 조달하여 많은 교원을 뽑을 것인지 현 정부가 그렇게 애초에 GDP 6%를 마련하여 교육개혁에 혁신을 가져오겠다고 했건만 그것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아우성만 자아내게 만들었다. 시행착오를 거쳐 오늘까지 온 지금의 상황에서는 교원연구안식년제를 도입하기보다는 교원들의 연가를 더 늘리는 방안으로 가지는 않을 지 걱정된다.

둘째, 교원연구안식년제 발전 취지는 무엇인가? 라는 발문에 즈음해서 살펴 보면 교사평가제의 정착을 위한 새 길을 열어 놓으려는 것이다. 교원의 연구력이 부족하고 단지 승진을 위한 연구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안식년제를 통해 교사의 수업 연구력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 교원 자격 검증제를 교원 자격 갱신제로 바꾸어 교원의 평가를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셋째, 교원의 연구안식년제는 현재의 교원에게 큰 효과를 창출하기 어렵다.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원연구안식년제를 도입하기 이전에 교대의 입학자격을 더 엄격하게 하고 교원의 선발에 사법고시처럼 교원고시를 추진하여야 한다. 여기서 선발된 교사를 2차로 교육시켜 다시 시험을 통해 선발하는 엄격한 교원선발제도를 강화한다면 교원들의 교육철학은 바로 서게 될 것이다.

교사들의 연구안식년제를 도입한다고 교사들의 연구력이 높아지고 교원들의 복지가 나아지는 것도 아니다. 현 체제에서 무엇보다도 교원들의 확고한 교육 철학을 심어 주려고 한다면 교육 개혁과 복지는 교육 대학의 학생 선발과정에서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공교육이 무너진다고 아우성치지만 누가 공교육을 바로 잡아가고 있는가? 그 추체는 누구인가? 무너지는 공교육을 바로잡는 주체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현장을 지켜 가는 교사들이다. 이들이 왜 손을 놓고 있는가? 왜 이들이 공교육의 주체라는 사실을 외면하는가?

학생 위주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학생을 바로 이끌어 나갈 교사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면서 더불어 교원의 복지도 보조되어야 한다. 근본적인 것에 메스를 가하지 않고 교육 개혁을 강화한다고 교육 개혁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조기철 인천 초은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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