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에게 이런 교육을 바란다.

2007.12.28 11:37:00

약관(弱冠)이 조금 넘은 나이에 한국사회의 사회구성에 관한 책을 써서 유명해진 사회학자가 한국사회의 흐름을 규정한 것이 있다. 70년대는 독재 對 반독재, 80년대는 민주 對 반민주, 90년대는 진보 對 보수의 대립의 시대였다고 도식화한 것이다. 그렇다면 2000년대는 무엇일까? 그는 주류 對 비주류의 싸움이라고 했다. 사회의 흐름을 반드시 도형처럼 도식화하여 표현하는 것이 반드시 맞느냐 틀리느냐를 떠나서 상당히 의미가 있는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본인도 주류를 지향하지만 대부분을 비주류에 머문 이중적인 사람이기에 대통령 선거에 기꺼이 한 표를 던졌지만 역시 그는 낙선하고 말았다. 처음 투표를 시작한 군 입대 시절 23살부터 지금까지 투표하였지만 한 사람도 당선되지 않은 것은 왜 일까. 누구는 될 사람을 찍어주자고 하지만 당선되느냐 안 되느냐는 결과를 봐야 아는 것이지 투표 전부터 언론의 장난인 여론조사에만 집착하여 의식 없이 표를 몰아주는 행위는 스칸디나비아와 북아메리카의 툰드라 지대에 서식하는 들쥐의 일종인 레밍이 무리지어 맹목적으로 바다에 빠져죽는 들쥐 근성과 그 무엇이 다르겠는가.

하지만 이번에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당선자를 지지하였든 아니하였든 간에 투표자의 과반수에 가까운 사람들의 지지를 받은 인물이기에 공무원이라는 공적신분을 떠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국민의 여론을 등에 업은 만큼 국민들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보고 개혁다운 개혁을 실천하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며, 교육과 관련하여 이루어지기 어려운 내용일 수 있겠으나  몇 가지를 당부하고 싶다.

첫째, 실질적인 무상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이런 좋은 사례는 만능은 아니겠지만 유럽을 들 수 있다. 프랑스 같은 경우는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배우려는 의지와 열정만 있다면 배우는 것이 보장되고 있다. 현재 한국과 같은 실질적이지 않은 半무상교육이라면 국가적 재앙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적 공화주의 실종과 저출산 현상을 막을 길이 없다. 프랑스의 경우를 들면 완전한 무상교육의 혜택으로 사회에 진출한 사람들은 그 모든 것을 개인의 성공이 아닌 공화주의에 속한 모든 사람들의 도움으로 여기기 때문에 솔리다리떼(사회적 연대의식)와 똘레랑스(관용)의 정신이 넘치는 것이다. 반면에 한국은 과도한 사교육비와 부모의 재산 등에 힘입은 개인의 성공을 자기만을 위해 향유할 뿐이지 사회를 위해 환원하지 않는다. 이른바 사회적 지도층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바람직하지 않은 행태를 본다면 그런 현상들이 더 분명해 진다. 이러한 악조건에서 성장한 청소년들에게 봉사정신을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지나친 욕심이 아니겠는가.

둘째, 더욱 공고한 교육평준화다.
단순히 평준화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더 공고히 해야 한다. 그 정점에 서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대학의 평준화다. SKY로 대변되는 대학을 정점으로 피라미드처럼 서열 화된 현재의 서열구조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마치 천형(天刑)처럼 어느 대학에 들어갔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인생이 결정된 다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 대학을 기계적 수평이 아닌 교육적 기회와 교육적 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기회의 수평을 줘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학벌제의 최대 수혜자이자 원인제공자인 서울대를 연구중심의 대학원 체제로 전화해야 할 것이고, 지방 국립대는 지역적 특성과 그 대학 나름대로의 특화된 교육과정을 살릴 수 있도록 재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거기에 더해 사립대는 사립대가 운영할 수 있는 나름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 하되, 국립대는 기초학문의 위기가 제기되고 있는 인문학, 기초학문 등을 집중 육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 현재와 같은 불공정한 100미터 달리기에서 국립대와 사립대간 경쟁을 붙이는 것은 무의미한 학력 서열화만 고착화시키는 폐단만 양산할 뿐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망국적 교육폐단인 죽음의 트라이앵글을 완화될 것이다.

셋째, 올바른 교육의 실현이다.
한 국가의 사회가 그 사회인 것은 그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 반영의 산물이다. 언론이 그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그 사회를 반영하듯 정치현상은 그 사회구성원들의 정신을 반영하는 것이다. 사회구성원들의 의식은 사회화 과정을 통해 형성한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교육이다. 그것을 이루는 핵심인자가 교사다. 교사들은 사회구성원들이 자기들의 존재의식을 반하지 않도록 교육할 의무가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처지를 개선하려면 우선 자신의 처지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한국의 교육은 그러하지 못했다. 가진 자들과 정권의 편에 서서 보신적 현상유지와 함께 기계적 지식인을 양성하기에 열중했다. 지식인만 양성하는 교육체제가 아닌 지성인을 양성하는 교육체제를 이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당연한 사항이지만 교육재정의 확보다.
적어도 GDP 대비 6%의 교육예산은 확보해야 교육여건 개선과 함께 원활한 교육지원이 가능할 것이다. 아울러 교육예산에 대해서는 에스컬레이트 조항을 적용하여 매년마다 물가인상분을 제외한 일정 비율 이상의 예산을 증액 확보하도록 하는 것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백장현 교육행정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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