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방학맞이

2008.01.01 10:48:00

12월 말이 되면서 일선학교의 대부분이 방학에 들어가고 있다. 방학에 들어가기전 교사들은 마무리 작업과 새학기 준비작업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래도 방학이 시작되면 학교가 차분해지고 새학기 준비를 위한 다양한 연구를 하게 된다. 어쩌면 이런 과정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되어 새학기에는 더욱더 발전되고 창의적인 학교교육활동이 이어지는 것일 수 도 있다. 그러나 올해의 겨울방항은 다른 때보다 어수선한 가운데 시작되었다.

이미 학생지도가 통제불능이 되어가고 있는 상태이고,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하여 중학생들까지도 교사를 폭행하고 두발단속에 반기를 들어 수업을 거부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심각하게 '인권'과 '학생지도'라는 두 가지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인권과 학생지도 모두가 중요한 만큼 모두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새학기가 되면 어떤 상황으로 발전해갈지 염려스럽다. 방학을 맞이하고 있지만 결코 편하지 않은 이유이다.

외고의 입시문제유출, 수능등급제의 문제점 제기, 수능 복수정답인정 등이 연말이 다가오면서 터져나온 교육계의 문제들이다. 이런 문제가 터질때마다 재발방지라는 대책없는 대책을 내놓지만 일시적인 효과일뿐 제2, 제3의 문제가 터질 개연성은 충분히 잠재하고 있다. 특히 수능등급제 도입으로 일선고등학교에서는 진학지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지금이 한창 대학입시철인데, 방학에 들어가고 있지만 역시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새정부의 탄생에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명박 당선자가 교원의 방학중 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경쟁체제를 도입하여 전면 계약직으로 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교원들의 불안감은 더해만 가고 있다. 물론 정확한 근거제시는 되지 않고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더우기 인수위원회에서 교육분야 간사를 이주호의원이 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안감은 더해가고 있다. 그동안 이주호의원이 내놓은 각종 교육정책들이 현실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내용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미 언론에 보도되었지만 교육부를 해체 수준으로 개편한다고 한다. 지방교육자치를 위해서는 어느정도 개편방향이 맞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꺼번에 많은 것을 각 시,도교육청으로 권한을 넘기게 되면 국가차원의 교육은 이루어지기 어렵게 된다. 또한 권한이양을 교육부의 해체수준까지 몰고 가는 것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육행정기관이 교육부임을 감안한다면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교육부에서 해야 할 일과 각 시,도교육청에서 해야할 일의 구분을 명확히 한 후에 이루어져야 할 문제들이다. 교육부의 직제개편을 정부의 작은정부실현에 묶어서 대폭 축소하는 것은 옳지 않다. 또한 아무런 사전연구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옳지 않은 방향이다.

이런전런 여러가지 이유로 일선학교는 방학에 들어가고는 있지만 그 어느해보다 어수선하다. 특히 교원의 신분을 위협할 수 있는 소문까기 합세하면서 더욱더 어수선한 상태이다. 현실적인 대안없이 이루어지는 교육정책의 개선방향은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교사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킨 후에 개혁을 하거나 그래도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무런 여건조성없이 행동의 제약만 증폭시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현명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의 추진을 기대해 본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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