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원유유출의 피해가 다른 어느 지역보다 극심했음에도 불구하고 벌떼처럼 달려들어 무보수로 하루도 좋고, 때로는 이틀 사흘도 마다않고 기름을 닦아내던 그 따뜻한 손길들 말이다. 한 달이 지났다고 해서 그 피해를 원상 복구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외형상으로는 상당히 복구되었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금도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의 냄비 근성이 여기서는 발현되지 않아 다행함을 느낀다.
이제는 외형적인 복구도 계속 지원해야겠지만 사상 최대의 기름 유출사고로 한 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은 태안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온 국민이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단지 내 피붙이들이 그곳에 살고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생태계의 보고를 지키고 가꾸는 태안지역 군민들을 위한다면 말이다.
그러한 길에 대전과 충남지역 기관들이 힘을 보태기로 해 소개해 본다. 대전교육청은 태안지역 경제 활성화를 돕고, 학생들에게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기 위해 학교에서 2008학년도 학교교육과정 수립때 피해지역 방문을 통한 현장체험 및 가족체험학습을 실시하고, 현장체험 학습 경로에 태안지역을 포함하도록 하여 그 지역에 있는 수련시설을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 외에 충남교육청, 대전광역시청, 충남도청 등도 직원들의 워크숍이나 직원행사 등도 태안지역을 이용하기로 하고 총력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대전시교육청 및 그 직속기관 등에서 실시하는 교직원 연수 및 세미나를 태안지역에서 실시하려고 하며, 엊그제 발족한 새 정부 초․중등 교육업무 지방이양을 대비한 ‘대전교육발전기획단’ 발족식 및 정책워크숍(50여명), 교원역사문화탐구(80여명), 2008년 수준별 이동수업 워크숍(300여명, 2월 중순) 등을 태안에서 실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렇게 공공기관들이 태안지역 돕기를 결정한 배경에는 원유유출 사고로 인한 태안지역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관련도 없는 다른 농산품(고구마, 고추 등)까지 도매금으로 넘어가서 소비가 전년대비 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이중삼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원유유출로 인한 고통에다가 지역경제까지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태안지역의 삼중고를 덜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성금 등을 전달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삶의 희망을 느낄 수 있도록 그 지역에 가서 물건을 사주고 돈이 돌 수 있도록 소비를 촉진시켜서 자활의지를 키워주는 것이다. 얼마 전 강원도에 수해가 있었을 때도 미안해서 놀러가지 못하겠다는 국민들의 마음을 충분히 아는 강원도민들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여름휴가를 꼭 강원도로 오라고 한 당부를 기억해야 한다.
다만 극소수이겠지만 어느 지자체처럼 출장비 받아가면서 자원봉사라고 와서 생색을 내는 추태는 없어야 하며, 불난 집에 부채질 하듯 도에 넘는 행락문화는 삼가야 할 것이다. 학교에서 태안으로 연수를 오는 것은 직원들의 심신을 위로하는 것과 동시에 작은 실수 하나로 자연이 오염되었을 때 원상태로 치유되려면 값비싼 대가를 치른다는 것을 몸소 배울 수 있다는 좋은 체험장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전국에 있는 학교 중에서 충남 태안과 그리 멀지 않은 지역이라면 직원 연수나 각종 회의, 학생 체험 연수 등을 안면도 쪽으로 향하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