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교육 정책에 학교 규율 엄하게 하는 운동 포함했으면

2008.01.11 17:00:00

새 정부가 바쁘다. 국가의 행정을 바로 잡고, 선거 공약 실천에 대한 의지도 강력하다. 특히 경제 분야 기대가 큰 만큼 사업 구상도 하루가 다르게 나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교육 분에도 새로운 정책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교육 분야는 과거 정부와 확연하게 다른 정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 과거 정부는 본고사를 원천적으로 봉쇄했는데, 지금 정부는 이에 대해 상당히 유연한 자세다. 특목고도 마찬가지다. 과거는 평준화 교육에 치중했지만, 지금 정부는 이미 선거 공약에 자립형 사립고를 만들겠다며 차별화 교육 정책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대통령이 바뀌고, 정부의 성격이 바뀌면 개별적인 정책에서는 당연히 변화가 온다. 그러니 어느 것이 좋고 어느 것이 나쁘다고 말하기는 섣부른 점이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최근 학교의 모습이 과거와 많이 다르게 변하고 있는데 이를 바로 잡는 정책이 없어서 아쉽다.

얼마 전 프랑스는 교육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니콜라 사르코지(Sarkozy) 프랑스 대통령은 전국 교사에게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의 요점은 “교육의 중심에 지식은 없고 학생들의 인격만 있다”, “교사가 교실에 들어올 때 학생들이 일어서서 존경심을 표하는 학교, 학생들이 예절과 참을성 그리고 관용을 배우는 학교를 만들자”는 내용이다.

학부모들 사이에도 학교가 규율을 더 엄하게 적용하고 교실의 권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라 한다. 여론 조사에 의하면, “요즘 학생들은 규율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불만이 74%나 됐다.

사실 우리나라의 학교도 위기에 있다. 가장 먼저 우리 학교의 모습이 전통적인 학교가 아니다. 당장 교실을 보자. 언제부터 우리 교실에는 공부 잘하고 규칙을 잘 지키는 모범생이 설 자리를 잃었다. 공부 잘하고 규칙을 잘 지키는 아이는 범생이라고 해서 따돌림을 받고, 외톨이가 된다.

이는 언제부턴가 우리 교육이 암기 학습과 지식 교육을 혼동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그러다보니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재미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엉뚱한 논리가 판을 친다. 학생이 학교는 재미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선생님의 수업은 재미가 없고 따분하다고 하면 듣는 선생님은 죄의식을 느낀다. 아이들을 닦달하고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체벌을 하면 선생님이 신경질을 부린다고 한다.

우리는 열린 교육을 표방하며 학생들의 개성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새로운 교육을 시행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마찬가지로 7차 교육과정에 의한 수요자 중심 교육도 목적 달성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의 실패가 여럿이 있겠지만, 결국은 모두 학교 교육의 지식 교육을 강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열린교육은 학생들의 개성을 살리고, 창의력을 자극, 신장하자는 교육이었지만, 아이들은 자기들이 하자는 대로 노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사회적인 분위기도 열린 교육이 재미있고 활기 넘치는 교실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해 교실에서의 면학 분위기를 해쳤다.

수요자 중심 교육도 마찬가지다. 수요자 중심 교육은 수행 과장에서 학생의 수준에 맞는 학습량을 제시하고 수요자의 학습 환경을 고려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수요자 중심 교육이 학생들이 원하는 데로 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교실은 학생들이 하자는 데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교육은 수행과정에서 자율성을 통제받고 어느 정도 강제성을 띠어야 한다. 학교와 교실의 통제는 교육을 위해 수반되는 필연적인 과정이다. 학교에서 개성을 강조하고 자율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최근에는 전통적으로 지켜온 학칙조차도 인권 침해 요소가 있다니 학교 교육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교육을 좋아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가장 싫어하는 것이 교육이다. 최근 사회 변화의 틈을 이용해 교육이 싫다는 본성을 드러내면서 학교의 모습이 이상하게 변하고 있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인권과 자유의 이미지가 강한데, 학교 규율을 엄하게 하면서 교육의 위기를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새 정부 출범과 때를 같이해 우리 교육 현실을 짚어보고 새바람 운동을 해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프랑스처럼 학교의 권위를 내세우자는 것이 아니다. 기초 지식 교육의 강화를 통해서 학교의 본래의 모습 찾기 운동을 해보면 어떨까 한다. 학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교육이다. 배우고 가르치는 것이 학교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이 모습이 정착되면 학교의 모든 부정적인 모습은 눈 녹듯 없어진다.
윤재열 초지고 수석교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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