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2일 발표한 대입 자율화 방안은 지금까지의 대입에서 그래도 중요한 영향을 주었던 내신제도의 개념이 바뀔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철저하게 대학의 자율성을 외면했던 대입제도의 틀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는 바뀌는 대입제도에 맞추어서 입시준비를 해야 하고, 일선고등학교도 교육과정운영에서 상당한 변화를 주어야 할 것이다.
이번의 3단계 자율화방안을 두고 환영과 우려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떤 제도가 나오더라도 100%의 만족을 이끌어내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임을 감안할때 찬,반 의견이 대립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또한 당장에 큰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보이지 않아, 당분간은 큰 혼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말미에 해당하는 2012학년도의 대입제도는 수능과목을 줄이는 등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되어 또한번 혼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여러가지 안을 놓고 검토를 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교육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대학입시제도라고 볼 때, 개선안 자체가 옳고 그름을 떠나 너무 성급하게 안이 마련되지 않았나 싶다. 대입제도의 중요성으로 볼때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최소화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중요한 정책을 며칠만에 결정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좀더 여유를 두고 검토한 후에 발표되었어야 한다. 물론 당장 눈앞에 닥친 수능등급제등은 신속히 개선안을 발표했어야 하겠지만 큰 틀을 바꾸는 대입제도 전반에 관한 것은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단순히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될 것이다라는 예측만으로 결정하기에는 그 중요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번의 방안에서 또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과연 촛점이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그동안 대입제도를 개선할 때마다 수차례 지적되었던 것이 바로 사교육비경감과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22일) 발표된 내용을 보면 사교육비경감책이나 학생들의 입시부담해소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각종 언론에 보도된 자료만을 근거로 해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 정확히 알수 없지만 최소한 보도된 내용만을 놓고 본다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오로지 대학입시 자율화에만 촛점이 맞추어졌다는 생각이다.
결국 대입제도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대학의 의견만 충실히 반영했다는 생각이다. 학부모나 학생, 일선학교 교원들의 의견이 충실히 반영되었다는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더우기 사교육비를 경감하기 위한 대책이 충분하지 않아서 학부모의 기대에 훨씬 못미치고 있는 것이다. 근간을 개선하면서 대입제도에 따라 변화될 문제가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은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하겠다. 대학에 학생선발권을 주는 것에 대해 부정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일방적으로 대학의 손을 들어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입제도 개선은 수험생이 있는 가정이나 없는 가정이나 모두가 관심을 가지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따라서 앞으로 좀더 시간을 두고 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과거에 대학별고사때문에 학생과 학부모가 어려워 하기 때문에 대학별고사를 폐지했었다. 또한 수능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등급제를 도입했었다. 이러한 제도를 개선할 당시에는 그 방안이 가장 최적의 방안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시행해 보니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검토와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한번 결정되어 시행되는 정책이 단기적인 처방이 되어서는 안된다.
단기적인 처방으로 인해 그동안 학생과 학부모는 수없이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고, 이에따라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했었다. 이제는 이런 전철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백년대계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십년대계는 되어야 한다. 단 1년만에 폐지위기에 처한 수능등급제에서 주는 교훈을 손쉽게 보아 넘겨서는 안될 것이다. 대입제도 개선을 위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다양한 검토와 보완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