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불삼거(四不三拒)가 살아나야

2008.01.24 13:34:00

우리 전통 관료사회에 청렴도를 가르는 기준으로 ‘사불삼거(四不三拒)’라는 불문율이 있었다고 한다.

부업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일불(一不)이요, 재임 중 땅을 사지 않는 것이 이불(二不)이고, 집을 늘리지 않는 것이 삼불(三不)이며, 재임 중 그 고을의 명물을 먹지 않는 것이 사불(四不)이다.

윗사람이나 세도가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는 것이 삼거(三拒)중 일거(一拒)고, 청을 들어준 다음 답례를 거절하는 것이 이거(二拒)다. 사육신인 박팽년이 한 친구를 관직에 추천했더니 답례로 땅을 주려했다. 그러자 땅을 찾아가든지 관직을 내놓든지 택일하라고 전갈을 보냈다. 재임 중 경조애사의 부조를 일체 받지 않는 것이 삼거(三拒)다.

엊그제 시사고발 프로그램‘피디수첩’에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모 재벌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수사, 서울 재건축 비리 수사 등을 밑바닥부터 수사하여 대형범죄의 발본색원에 앞장섰던 베테랑 형사의 의혹에 대한 방송이 나왔다. 문제는 이러한 화려한 수사경력과는 다르게 밤에는 업주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받기도 하고, 단속에 앞서 정보를 흘리거나 피의자에 대해 가혹행위를 한 것에 대해 두 번째 암행감찰과 직무감찰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사자는 원칙에 입각한 수사를 한 재벌회장 사건 때문에 윗선에 미운털이 박혀 표적수사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형사의 주변 동료들의 인터뷰 장면이나 관할지역 유흥업소 업주들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그 형사의 항변이 상당히 일리 있게 들렸다. 사견이지만 위에 거론한 사불삼거를 철저히 적용한 모범 공무원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아무튼 이 문제는 그 이전에 첫 번째 직무감찰 내사에서 이상 없음이 드러났기는 했으나 최종적으로 법률적인 판단으로 청렴함이 명백히 드러나서 누명이 벗겨졌으면 한다.

사불삼거를 논한 마당에 본인이 근무하는 대전교육청(교육감 김신호)의 청렴도에 대해 자랑을 하고 싶다. 대전교육청은 1월 23일(수) 국가청렴위원회가 정부부처와 각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96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7년도 부패방지 시책 평가"에서 "종합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어 "정부표창"을 받게 되었다.

이번에 종합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기관은 전국 96개 기관 중 대전교육청을 포함하여 철도공사와 한전, 건교부 4개 기관뿐이며 16개 시ㆍ도교육청 중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되어 그 영예는 한층 더 높다. 또한, "반부패 추진체계" 분야에서도 개인상을 받게 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번 "부패방지 시책 평가"는 3개 부문 8개 과제에 대하여 서면평가와 현장평가를 실시하였으며, 기관 청렴도는 당해 기관을 다녀간 500인 이상의 민원인을 대상으로 한국갤럽과 리서치에서 설문으로 조사하고 그밖에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활용하여 평가하였다고 한다.

대전교육청은 그동안 학생들의 학력신장 및 인성교육과 더불어 2007년도를 ‘금품수수 Zero의 해’로 선포하고, 교육감이 직접 서한문을 보내 부조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독려하였으며, 10개 반부패 T/F팀 운영, 불법 찬조금 근절을 위한 자발적 추진운동인 ‘건전한 학교 만들기’ 운동 전개, 학부모협의회와 주부교실, 부패방지 신고 센터 대전본부, 교원단체와 공무원 단체 및 교육청이 민․관협의체를 구성하여 반부패 사업을 공동 추진하였다.

그밖에 시민감사관제 운영, 청렴계약 옴브즈만제 운영, 내부공익신고 보상금 지급 조례 제정ㆍ시행, 부패감시 모니터제 운영, 청렴다짐 약속이행제 등 반부패 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로 깨끗한 교육현장 만들기에 노력함으로써 2007년 한 해 동안 불법찬조금 적발건수나 금품수수와 같은 부조리가 1건도 없는 기관 성과목표를 달성하였다.

충청지방은 예로부터 ‘충절의 고장’으로 이름이 높았다. 지금이야 급격한 산업화와 가치관의 급격한 파괴로 인한 혼란으로 과거의 명성이 조금씩 후퇴하는 때라지만 과거의 수려한 명성과 정신을 되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름이 거창한 무슨무슨 운동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정신무장을 바르게 할 수 있는 삼불사거운동 같은 것도 필요하지 않은가 한다.
백장현 교육행정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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