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림과 등대, 경치가 빼어난 울산 대왕암

2008.01.30 13:13:00


삼국통일을 완수한 신라 문무왕(文武王)의 수중릉 대왕암(사적 제158호)이 7번 국도가 지나는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앞바다에 있다는 것은 잘 안다. 그러나 울산에도 대왕암이 있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른다.

울산에 있는 대왕암도 문무왕과 깊은 관계가 있다. 왕의 뒤를 이어 세상을 떠난 왕비가 남편처럼 동해의 호국룡이 되어 이 바위에 잠겼다는 전설 때문에 대왕바위 또는 줄여서 댕바위라고 한다. 동해의 용이 승천하다 떨어져 바위가 되었대서 용추암, 이 바위에 구름이 피어오르거나 고동이 기어오르면 비가 올 징조라 하여 금강암이라고도 한다.



상가 사이로 난 길을 들어서면 1백여 년 된 울창한 송림과 동백나무가 길게 줄을 선 공원이 시작된다. 1만 5천여 그루의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장관을 이뤄 마냥 걷고 싶다. 대왕암 가는 길 옆에 울기등대가 있다.

대왕암공원은 지도상으로 우리나라의 남단에 위치하고, 동해바다로 쑥 내밀어져 있는 돌출부분이다.  선박운항의 위험을 막으려고 1920년대 초반에 세운 울기등대가 대왕암을 내려다보고 있다. 등대를 지나면 내리막 끝에 대왕암을 지키는 조형물을 만난다. 고래를 양옆에서 감싸는 것이 고래의 뼈다.

이곳에 돌고래쇼장 등이 들어설 것이라는 얘기를 들으니 울산광역시가 선사시대 문화유산으로 고래사냥 문양이 많은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와 포경항으로 유명했던 남구 장생포항, 장생포항 일대 귀신고래 회유해면(천연기념물 제126호) 등의 자원을 활용해 세계 최고의 고래테마 관광문화도시를 조성하려는 의도가 이해된다.












탁 트인 해안 절벽에 나타난 거대한 바위덩어리들이 마치 선사 시대의 공룡화석들이 푸른 바닷물에 엎드려 있는 것 같다. 오랫동안 대왕암 뒤편의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색깔마저 흐릿한 해가 뒤늦게 구름 위로 떠올랐다.

굴곡이 있는 인생살이를 닮아 날씨도 궂은 날이 많다. 붉은 태양 대신 아름다운 사람의 모습을 보았다. 부산에서 오셨다는데 연세가 드셨지만 부부가 같이 사진촬영을 취미생활로 즐기신다는 노인분들이다. 세상만사 다 그렇다는 걸 아는지라 늘 그렇듯 주변을 더 자세히 관찰해보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에서 기증했다는 철제다리를 건너면 대왕암이다. 다리 아래로는 모터보트, 가까운 바다에는 고기잡이배들이 부지런히 오간다. 그래도 바위에 걸터앉아 낚시하는 사람들은 여유가 넘쳐 한가롭다.









송림 옆 바닷가의 기암절벽을 끼고 도는 산책로의 풍경도 장관이다. 괴이하게 생겨 쓰러뜨리려다 변을 당했다는 남근바위 등 각양각색의 기암괴석을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펼쳐놓았다. 그 아래로 밀려온 파도가 바위와 부딪히며 만든 포말들이 대왕암 공원의 풍광을 더 아름답게 한다. 멀리 울산 공단의 굴뚝에서 내뿜는 흰 연기도 이곳에서만은 신선하게 느껴진다.

경주 문무왕(文武王)의 수중릉 대왕암(사적 제158호)과 역사적인 가치를 견줄 수야 없지만 울산 대왕암의 빼어난 자연환경은 어디에 내놔도 자랑할만하다.

[교통안내]
공업탑 - 울산역 방향 - 아산로 - 미포조선 방향 - 대왕암공원 방향 - 공원 입구 주차장 - 도보 - 대왕암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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