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부터는 초·중등 교과서에서 인권 교육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는 현재 집필 중인 새 교과서들을 분석한 결과,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도덕·사회·국어·영어 과목에서 통합교과 형태로 인권교육이 실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에는 특별히 교과형태의 인권교육이 어려웠으나 통합교과 형태로 인권교육이 실시됨으로써 실질적인 인권교육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인권위는 기존 교과서가 △장애인과 대비해 정상인·일반인 등의 낱말을 쓰고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동정·도움의 차원에서 서술했으며 △남성 위주의 삽화를 그리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교과서 집필자와 편집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인권친화적 교과서 집필기준을 보급해 왔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한 용어를 사용하지 말 것과 사회적 다양성을 반영할 것, 부자는 백인으로 묘사하고 가난한 사람은 흑인으로 그리는 삽화를 사용하지 말 것 등을 기준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한겨레, 2008-02-09 ].
인권교육강화를 통합교과 형태로 추진하는 것은 정말 환영할 만하다. 학생들에게 인권에 대한 중요성을 교육하여 당초 목표한대로 인권교육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이지 않는 인권문제에 가시적인 접근을 시도한 자체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일선학교에서는 이러한 인권위의 기본취지를 잘 이해하고 인권교육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인권교육강화에 대해 염려스러운 부분이 없는것은 아니다. 지난 일을 끄집어내지 않아도, 최근들어 학생들이 인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은 아닌가 싶기 때문이다. 즉 인권의 근본을 따지기 보다는 눈에 보이는 현상만을 인권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교사의 체벌문제나, 생활지도에서의 두발단속, 기본생활습관지도 등에서 교사들의 지도에 불응하는 경우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이 바로 학생들이 인권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는 부분이다.
인권은 강조하되, 스스로 해야 할일, 해서는 안되는 일등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인권교육을 강화하기로 한 방침을 환영하지만 제대로 된 인권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인권만 강조하고 자신들이 스스로 넘어야 할 문제들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를 통한 교육과 함께 인권을 제대로 이해하고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사소한 일에도 인권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이 요즈음의 학생들이다. 어느학교를 막론하고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매년 신학년이 시작되기 전에 생활지도부장 인선은 물론, 생활지도담당교사를 배치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요즈음의 현실이다. 인권을 문제삼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학생생활지도에 제약이 많이 따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인권문제를 들고 나온다.
인권을 지켜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인권이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인권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 또한 학생들의 인권만을 강조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잘못된 인권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진정한 인권교육이 이루어질때 학생과 학교는 모두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인권교육을 강화하면서 학생들이 제대로 인권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