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글에서 이런 우스갯소리를 읽은 적이 있다.
강물에 신부님하고 국회의원이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를 본 구경꾼들은 구급대원들이 이들 두 사람 중 누구를 먼저 구할 것인가가 궁금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국회의원을 먼저 구했다. 그러자 한 시민이 “왜, 신부님보다 국회의원을 먼저 구했습니까?” 라고 묻자, 구급대원은 씩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그 자체로 오염원(汚染源)이기 때문에 시간을 지체하면 강물이 심각하게 오염됩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국회의원부터 구했습니다”라고.
짤막한 우스갯소리지만 여기에는 많은 시사점이 담겨 있는 것 같다. 겉으로는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입에 달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자신의 영달과 이익 추구에만 급급하고 있기에 그렇다. 또한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져 변신을 거듭하는 행태에 대한 일반 국민의 불편한 심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다. 오죽하면 김지하 시인은 그들을 오적(五賊)의 하나로 지목하였을까.
민족의 명절인 설을 보내고 새롭게 한 주를 맞이하려는 순간에 다음과 같은 뉴스가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반 공무원의 봉급에 해당하는 국회의원의 세비가 지난해보다 무려 7.5%가 인상됐다는 것이다. 설날 연휴 마지막 날 그것도 일요일인 10일에 `국회의원수당 등의 지급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여 세비를 작년 대비 7.5% 상향하여 책정한 것이다.
이 뉴스를 접하면서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집단 이기주의에 매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그 험난한 공천과정과 피 말리는 선거전을 통해 뽑힌 선량들로, 그 직위에 상응하는 품위유지와 입법 활동 지원을 위해서 특별히 대우하여야 한다는 기본적 취지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국가적 현실과 어려운 경제 현실을 감안할 때, 상식을 뛰어넘은 그들만의 특별한 대우는 많은 일반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뿐이다. 비정규직의 고통과 88만원세대의 애환이 상존하고 있는 현실과 일반 공무원의 상황을 감안할 때 마음이 개운치가 않다.
새해 1월부터 공무원 보수는 기본급이 1.8% 인상, 여기에 성과급을 포함하여 전체적으로 2.5%가 인상되었다. 지난해의 물가 인상률 3%에도 미치지 못하는 공무원 보수인상률에 비해 국회의원 세비 7.5% 인상은 아무래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국민의 고통과 국가적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자기들의 세비를 대폭 인상한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일반 국민정서와는 않은 일이다. 일반 국민이 보기에 그들은 여전히 강자로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이익집단으로 비쳐질까 걱정이다. 국회의원 총선일이 얼마 남지 않은, 그것도 설 명절 연휴가 끝나는 일요일에 이와 같은 일을 버젓이 하는 것을 보면 그들의 오만함이 얼마나 큰가를 알 수 있다.
유권자 앞에서는 늘 ‘섬기겠다’고 갖은 수사를 다 부리면서도 일단 당선되어 그들만의 세계에 들어가면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은 행태를 보면서 우리는 참으로 그 언제 제대로 된 선량들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