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야마모도 일교조 부위원장

2002.12.12 14:45:00

"왜곡된 역사 바로잡는 게 평화교육"


"왜곡된 역사인식을 바로잡는 게 평화교육의 중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한·일 교류사와 역사인식을 토론하기 위한 한·일교원 정례회의를 제안하기 위해 방한한 일교조 부위원장 쥬니치 야마모도씨의 말이다. 야마모도 씨와 인터뷰를 통해 지난 해 역사왜곡 파동 이후의 사정과 이번에 한·일교원 정례회의를 제안하게된 배경 그리고 일교조 활동의 근황에 대해 알아보았다.

-얼마전 일교조 사가끼바라 위원장은 이군현 교총회장과의 전화를 통해 연대활동을 제의해 왔고 귀하의 방한이 이루어진 것으로 안다. 구체적인 제의 배경과 취지를 알고 싶다.
"역사인식을 공유하자는 것이다. 평화, 우호, 공생 관련 부교재와 실천 내용을 3자간 교류하기를 희망한다. 일본 교원들은 지난 50여 년 전부터 과거 침략 역사를 반성하고 진실된 역사를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작년에 역사 왜곡 파동을 겪으면서 혹시 우리의 이러한 활동들이 상대국
교원의 입장에서 보면 또 하나의 독선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일본 교원들은 매년 한차례씩 28개 교과·주제분야 연구 집회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평화교육 주제 분과 활동들을 모아 한국의 교원들에게 소개하고 평가받고 싶다. 그리고 역시 한국 교원들이 활용하고 있는 역사교육 자료를 보고싶다. 일교조는 그 동안 일본의 침략으로 인한 고통의 예화들을 소재로 한 그림책, 인형극, 만화 등 다양한 수업자료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사용해왔다"

-일본의 새역사교과서 모임이 개발한 왜곡 교과서는 어느정도 사용되고 있나.
"일교조가 이에 맞서 불채택 운동을 벌였으나 몇 개 학교가 채택하고 있다. 전체 학교 중에서는 극히 미미한 숫자지만 진실을 알아야 할 학생들이 왜곡된 교육과 왜곡된 역사를 배우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야마모도씨는 일교조가 개발한 침략사 관련 자료들을 보여주었는데 그림 중에는 일본 군인들이 한·중 양민들을 괴롭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중 일교조 평화교육연구소가 펴낸 한 권의 그림책은 정가가 1000엔(1만원)이었다. 이 같은 1시간 수업용 자료들이 많았는 데 한국의 교재들이 대부분 1학기 또는 1학년 분인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일교조가 자체 개발한 침략사 예화 자료들을 수업시간에 활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나.
"원칙적으로는 교육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실제로 일부 교육위원회와는 이러한 평화교육 수업 안을 놓고 갈등을 빚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위에서 각하 당하는 일은 별로 없다"

-이러한 수업자료를 학생들에게 공동 구매하게 할 수 있나.
"학교에서 수업 보조자료로 구입하거나 교사 개인이 구입해 활용한다. 학생들에게 공동 구매하게 할 수는 없다"

-일교조는 현재 헌법과 교육기본법 개정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1999년 내각 총리대신 사적 자문기구인 교육개혁 국민회의에서 제안한 교육기본법 재검토 보고서가 발단이다. 교육기본법에 애국심, 그리고 전통과 문화 유지를 명시하자는 것인데 이는 결국 자유로운 교육 활동을 제한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 반대하고 있다"

-한·일교원 정례회의와 관련 일교조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최근 일교조 중앙위원회는 아시아 평화교재 실천 교류위원회를 설치했다. 이 위원회는 일본 내 9개 블록에서 위원 1명씩 그리고 전문가 3명, 일교조 본부 직원 등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회 사무국장은 이번에 함께 방한한 히가시 중앙 집행위원이 맡고 있다"

-일교조는 과거 주임교사 철폐를 주장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교감과 교사 사이에 주임교사제를 두면 교감의 지위는 상대적으로 더 올라가고 교사의 지위는 상대적으로 더 내려간다는 생각에서다. 일교조의 반대투쟁으로 주임제가 거의 명목만 남게 됐는데 최근 다시 새로운 주임제가 동경에 등장했다"

-새로운 주임제란 무엇인가.
"직급이라기 보다 경력 교사를 대우하자는 취지로 알고있다"

-교총은 수석교사제를 요구하고 있는데.
"일교조도 경력 교사 보수를 교감·교장 수준으로 인상하라는 요구를 한다"

-일교조에도 회원과 비회원 사이에 갈등이 있나.
"그렇다"

-비회원의 경우에도 교섭의 과실은 똑같지 않은가.
"(웃으며) 그렇다. 일종의 무임승차라고 할 수 있다"

-회비는
"현에 따라 4000엔에서 1만5000엔 까지 다양하다. 이 중 1575엔이 중앙에 올라온다"

-회비의 상당액이 투쟁과정에서 희생된 교사들의 보상비로 지출되는 것으로 아는데.
"전체 예산의 30% 정도다. 과거에 해직된 교사들이 많고 이제 정년 퇴직한 사람들이 늘어 최근에는 사정이 좀 나아졌다"

-한국의 경우 퇴직교원들은 연금으로 월 200만원 정도 받는데.
"일본의 경우 20만엔 정도 받는다. 과거에는 일본도 40만엔 정도 받았으나 점차 줄고 있다"
이석한 khan@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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