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놀이시설의 관행을 깬다

2008.03.25 13:49:00

 


"얘들아! 소풍보다 이게 더 좋으니?"
"예! 이것이 더 좋아요."

교정에서 체육대회를 끝내고 삽겹살 파티를 하고 있는 3학년 학생들의 답변이다.

학교 소풍에 대한 거센 도전이 시작되었다. 학교장의 생각은 이렇다.

"에버랜드, 롯데월드, 서울대공원, 민속촌 등 놀이시설이 있는 곳의 소풍은 아니됩니다. 소풍 장소 입구에 모여 인원 확인하고 몇 시까지 모여라하고 교사 따로 학생 따로 몰려다니는 놀이시설 소풍, 이제 끝내야하겠습니다. 학생들은 손목에 밴드 차고 놀이시설 많이 이용하느라 뛰어다니느라 정신 없고...교사들은 교사끼리 다니다가 점심식사 사먹고...소풍이 학교교육의 연장이라고요? 이건 교육이 아닙니다. 교사와 학생간 대화가 없고 따로 노는 것은 교육의 포기 아닐까요?"

서호중학교가 소풍의 관행깨기에 나섰다. 20년 이상 묵인되어 온,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어떻게? 학교의 '소풍 장소, 놀이시설 불가' 방침이다. 특히 3월 소풍이니 봄나들이에 중점을 두지 말고 학급 단합대회에 목적을 두자는 것이다. 3월 한달 담임과 학생들간에 서로를 알기 위한 대화를 하자는 것이다.

그럼 어디로? 대안으로 20여군데를 추천하였다. 그 중에서 선정된 곳은 5군데. 3학년 10개반이 두 반씩 묶어 단합대회를 가졌다.

단합대회 사례를 소개하면 칠보산 등반, 화성 성곽 순례, 경복궁 탐방, 체육대회와 삼겹살 파티, 숭례문과 남산 탐방이다.

요즘 경제도 좋지 않다고 한다. 놀이시설에 한 번 가면 최소한 4,5만원 깨지는 것은 보통이다.그래도 해마다 놀이시설 갔으니 올해도 가자고? 과거의 관행을 그대로 답습하자고? 학생들끼리 실컷 놀게 내버려 두자고? 다른 학교가 하니까 우리도 그대로 따라가자고? 누가 뭐래도 이건 아닌 것이다.

서호중학교의 새로운 교육 시도, 잘못된 관행에 대한 도전...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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