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교에서는 산촌유학생을 기다려요!

2008.03.25 17:23:00


섬진강가에 위치한 시골초등학교로 서울에서 유학을 보내어 자연과 더불어 새로운 체험을 하며 즐겁게 학교생활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자녀를 바르게 키우려는 신선한 발상이라고 생각했었다.

얼마 전에는 단양에 있는 농촌체험마을인 “한드미”마을로 10여명의 초등학생이 산촌유학을 와서 학생수가 13명밖에 안 되던 가곡초등학교 대곡분교에는 활기가 넘친다고 한다.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면서 시골의 새로운 농사 체험을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생기발랄한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 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은 자연과는 거리가 먼 복잡한 도시학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자라고 있다. 주거환경이 아파트인데다가 학교에 가도 아파트처럼 생긴 시멘트건물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며 운동장에서 공놀이라도 하는 아이들은 그래도 행복하지 않은가?

대부분의 아이들은 일과를 마치면 학교에서 방과 후 학교 수업을 받거나 사설학원 몇 군데를 가방을 번갈아가며 다니다 보면 저녁에는 심신이 지쳐서 파김치가 되는 것이 보통이다. 태권도, 수영, 음악, 무용 등 운동이나 예능을 배우는 아이들도 있으나 심성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자연과는 거리감을 느끼며 커가고 있다.

영어교육이 강조되면서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과 함께 문화가 다른 영어권 나라로 어학연수를 떠나지 말고 자연에서 들려오는 생명의 소리를 들려주어 자연의 법칙을 터득하면서 체험을 통해 행복한 삶을 배울 수 있는 산촌유학을 보내는 것이 더 현명한 부모가 아닐까 생각한다.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지나는 충주시 이류면 매현리에 위치한 달천초등학교 매현 분교로 산촌유학을 보내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서울에서 2시간 거리에 위치한 벽지학교이기 때문에 각종 혜택도 주어진다. 학교 옆에는 천안에서 몇 년 전에 이주하여 펜션을 짓고 사는 분이 있기 때문에 도시어린이들이 하숙 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추어져 있다.

대부분의 시골학교가 아름답지만 매현 분교는 소나무, 향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등 숲속에 자리 잡은 아담한 학교이다. 지난해는 충주시내에서 부모가 승용차로 등ㆍ하교를 시키면서 산촌유학을 시킨 부모도 있었다. 점심은 무료급식에다 국악강사가 음악수업을 하고 가야금과 사물놀이도 배우며 모형항공기도 만들어 날리며 꿈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빠와 함께하는 수련캠프도 가져 학부모들과 아이들의 호응이 아주 좋았다.

계절에 따라 아름다운 꽃들이 피고 새소리를 들으며 진달래와 개나리가 아름답게 핀 들판을 뛰어다니며 즐거워할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해보면 아름답지 않은가? 야생화의 향기를 맡으며 꽃 이름을 익히고 나비와 잠자리를 따라다니며 코스모스 꽃길을 달리게 하면 그들의 마음속엔 생명의 혼이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충주 IC에서 20여분 거리에 위치하여 도로포장도 잘되어 있기 때문에 주말이면 부모들과 만나기가 편한 곳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6년 과정 중 적어도 2~3년 정도는 산촌에서 유학을 하면 많은 비용을 들여서 외국유학을 다녀오게 하는 것 보다 바른 인성을 길러주는 유익한 체험을 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학교장으로써 대도시의 학부모님들께 산촌유학을 권장합니다.
“자연보다 위대한 스승은 없다.”라는 말을 되새기며 ………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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