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중학교, 학사력을 만든 이유는?

2008.03.28 09:58:00


"이제 학사 일정에 관한 학부모의 전화 문의는 뜸하겠네요."
"학생들이 1년을 내다보고 학교 생활을 하겠지요."
"준비하는 자세,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 아닐까요?"

서호중학교(교장 이영관)가 2008학년도 학사력을 펴내 전교생에게 나누어 주었다. 들어간 학교예산은 79만원으로 1,200부를 찍었으니 1장에 650원이다. 투자에 비해 효과는 어떠할까? 아마 돈으로 계산하지 못할 것이다. 교육적으로 얻는 것이 많으리라고 본다.

학교의 학사일정, 학년 시작전에 이미 확정되어 있다. 그러나 교직원만 공유할뿐 학생, 학부모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학생들도 시험 시간표가 발표되어야 비로소 정기고사 일정을 알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점을 해소하고자 학생·학부모 서비스 차원에서 학사력을 보급하게 된 것이다.

학사력에 담긴 내용은 정기고사 일정 외에 학교의 주요행사, 국가적 행사, 전국(도)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 고입 원서접수 일정 등이 담겨 있다. 학교 행사 사진 18장을 월별로 배치하여 시각적 효과를 거두었다.

월별로 테마와 월훈(月訓)을 넣었다. 예컨대 3월은 '시작의 달'...시작이 반이다. 처음엔 미약하지만 나중엔 창대해 진다. 5월은 '감사의 달'...은혜를 알고 보답하는 마음을 갖자. 11월은 '주마가편(走馬加鞭)의 달'...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2월은 '끝마감의 달'...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원래는 교감 시절 시도하여 성과를 보았던 책상 달력을 구상하였으나 예산을 확보할 수 없어 한 장짜리로 한 것이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학교로부터 교육적 서비스를 받는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내년에는 더 업그레이드된 학사력을 제공하고자 한다.

서호중학교의 1,032명의 학생들, 책상 옆에 붙어 있는 학사력을 보고 1년을 미리 설계하고 대비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학부모님의 자녀에 대한 잔소리와 걱정도 반으로 줄었으면 한다. 그것이 교장이 바라는 것이다. 그게 학사력을 가정에 보급한 이유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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