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신입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진단평가 결과가 공개됨으로써 학교별 지역별 성적격차를 쉽게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성적을 공개함으로써 학생들은 물론, 학교간 경쟁을 시켜 학생들의 학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물론 성적공개를 강행한 시,도교육청의 입장이다. 성적공개를 직접적으로 하지 않은 시,도교육청의 경우는 학교서열화가 뚜렷해 질 것이라는 우려때문에 공개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직접적으로 성적을 공개한 시,도교육청보다 간접적인 공개를 선택한 시,도교육청이 더 많다.
성적공개를 한 가장 큰 이유는 경쟁을 시키겠다는 것이다. 경쟁을 시킨다는 그 자체에 어느정도 공감을 한다고 해도 자연적인 경쟁유발이 아닌 인위적인 경쟁유발은 결코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도리어 경쟁을 유발시킴으로써 공교육이 더욱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사교육에 의존하여 단 1점이라도 더 얻기위해 올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교육뿐 아니라 요즈음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진단평가와 관련된 각종 서적들이 눈에 많이 보인다. 진단평가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학원등의 사교육계역시 최근들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진단평가를 실시한 것 뿐인데 발빠르게 호황을 누리는 곳이 있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진단평가는 학생들의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진단'을 내리는데 목적이 있다. 그런데 그것을 공개하여 인위적인 경쟁을 유발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는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성적이 높게 나온 경우나 그렇지 않은 경우를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다. 지역의 여건이나 학생들 수준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결과만을 비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성적이 높게 나온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가 성적이 비교적 낮게 나타난 학교에서 근무한다면 그 학교도 성적이 상승할까. 학생도 경쟁시키고 학교도 경쟁시킨다는 것은 결국 교사도 경쟁을 시킨다는 의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계속해서 성적이 낮게 나오면 그 학교와 교사들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인가.
이렇게 단순한 생각으로 경쟁을 시킨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학교공부를 충실히 할때만이 성적향상의 지름길이라는 논리를 펼쳐야 한다. 학교에서 열심히 하는 공부가 우선되도록 해야 한다. 평가결과를 통해 경쟁을 시킨다면 공교육을 책임져야 할 교육행정기관에서 '성적 잘 받으려면 학교공부만으로는 안된다. 사교육을 많이 받아야 한다.'라고 등을 떠미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자연스러운 경쟁을 유발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위적인 경쟁은 단기적인 효과가 있을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을 것이다.
학교를 서열화시켜서 어쩌겠다는 이야기인가. 열악한 학교에 대한 지원을 한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학생들의 성적이 한꺼번에 오를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스스로 공부하는 분위기 조성이 더 급선무이다. 결국은 학교의 교육여건 개선이 앞서야 한다는 이야기다. 여건을 조성하여 더욱더 열심히 가르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인위적인 경쟁은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