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대통령이 취임하면 각 부처와 전국의 시,도를 돌아보는 초도순시라는 것이 있었다. 지금도 각 기관의 기관장이 취임하면 초도순시를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초도순시란 '한 기관의 책임자나 감독자 등이 부임하여 처음으로 그 관할 지역을 순회하여 시찰하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의 업무추진을 위해 관할지역을 순시하여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일 것이다. 해당지역을 정확히 파악하고 애로사항 및 숙원사업등을 경청하여 정책에 반영하기에 적절한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교직에 들어서서 교육감이나 지역교육청의 교육장이 초도순시라는 이름으로 각급학교를 방문하는 경우를 흔하게 접한 기억이 거의 없다. 특히 지역교육청의 교육장은 관할지역이 넓지 않음에도 일선학교를 방문하는 경우를 거의 접하지 못했다. 교육장쯤 되면 해당학교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리는 경우에만 학교를 방문하는 것이 공식으로 되어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지역교육청에서 관할하는 학교급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이다. 이들 학교를 잠깐이라도 방문하여 최소한 학교장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교사들과 대화를 나눈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서울 모 지역교육청의 A중학교 교장은 이와 관련하여 '교육청에 교장회의가 있어서 참여했더니 교육장이 교장들을 거의 모르고 있었다. 일부 안면이 있는 교장들도 알고보니 전문직으로 근무할때 같이 근무했던 경험이 있는 경우였다. 나머지 교장들이 어느학교의 교장인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어떻게 교육장이 관할지역의 교장들을 모르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교육장이 관할지역의 교장을 모른다는 것은 교장이 해당학교 교사들을 모르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일선학교를 단 한차례만 방문했어도 어느정도는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바쁘다는 것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임기간동안 각급학교를 1-2회만 방문했어도 그런일은 없었을 것이다.'라고 경험을 이야기 했다.
물론 학교를 방문했다고 해서 해당지역의 학교장들을 모두 알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새로 부임했다면 최소한 학교를 방문하여 어려움이나 요구사항 등을 경청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교육청의 수장인 교육장이 해야할 일들이 많겠지만 일선학교 방문을 통한 지역교육발전을 꾀하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생각이다. 교장들이 교육장을 알고 있지만 교육장이 교장들을 모른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분발이 필요한 부분이다.
교육장이 교장을 모르는 현실이니, 교육장이 교사들을 모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사들이 교육장을 모르는 것 역시 극히 당연하다 하겠다. 많은 교사들은 교육장의 얼굴은 커녕 교육장의 이름도 모른채 지내고 있다. 물론 특별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근무하는 지역의 교육장 정도는 잘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서로가 무관심해서 생기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교육장이 학교를 단 한차례라도 방문했었다면 교사들 대부분이 얼굴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날이 갈수록 교육현장이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이지만, 최소한 교육장이 누구인지, 각급학교 교장이 누구인지 정도는 서로가 알고 지낼 필요가 있다. 어차피 교육청과 학교는 유기적인 관계가 필요하다고 본다면 서로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교육장과 학교장들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더 나가서는 교사들과 교육장의 관계유지 역시 교육발전을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다. 일선교육장들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