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교원평가를 서둘러야 한다. 다만 ‘철밥통’을 보온밥통으로 교환해줄 요량이 아니라면 우리나라의 교사 수준만 탓하는 건 무리다. 사범대학을 나와 ‘사법고시’만큼이나 어렵다는 ‘교원고시(?)’를 통과해 교사가 된 우리 선생님들의 실력을 과소평가하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요즘, 교육대학원장협의회가 박사 학위를 소지한 초·중·고교 선생님들의 등록을 받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등록을 시작한 지 보름도 안돼서 800명이 넘는 박사 교사가 모여들었고, 머지않아 1000명을 넘어설 추세다. 어느 나라의 초·중·고교에 이처럼 많은 박사가 있을 것인가."
"능력과 실력을 겸비한 교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할 줄 모르는 교원정책이 문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교직에 입문한 초임교사가 10년 또는 20년이 지난다 해도 똑같은 위치에서 똑같은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교직 구조 말이다. 학원 강사들이 교재 연구에 몰두할 시간에 선생님들은 문서를 처리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그런지 학생들마저 학교에서는 졸며 공부하고, 학원에 가서는 초롱초롱 공부한단다. 교사들이 수업 틈틈이 공문서를 처리하는 게 아니라 공문서를 처리하는 틈틈이 학생들을 가르쳐야 할 판이라는 선생님들의 호소는 누가 언제쯤에나 들어줄 것인가."
지난 5월 15일자 문화일보에 게재된 건국대학교 오성삼 교육대학원장의 " 스승의 날, ‘교사들을 위한 변명’ "이라는 포럼의 일부이다. 오성삼 교육대학원장은 건대부고의 교장을 거쳤다. 교장으로 재직할 당시는 '무자격교장공모제'가 한창 이슈화 되었을 때이다. 모 방송국에서 이와관련한 토론프로그램에 현직교장의 출연을 요청했었다고 한다. 현직교장들의 출연 요청을 여러곳에 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이미 교장이 되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완강히 출연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그때 오성삼 당시 교장선생님이 선뜻 출연을 수락했었다고 한다. 당시의 토론방송을 지켜 보았는데, 방송에 출연해서 교장공모제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지적하여 교장공모제의 찬성측 출연자들에게 판정승을 거두었었다. 물론 필자는 오성삼 교육대학원장을 잘 알지 못한다. 한 두번의 안면이 있을 뿐이다.
교육에 대한 남다른 열정이 돋보였다. 특히 학교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어느 한 가지를 문제삼아서 이슈화 시킨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고, 교단을 끝까지 지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 교원들이 전국에 매우 많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결국 교육정책의 부재를 교장이나 교사들에게 돌리는 잘못된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교육대학원장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초,중,고등학교의 교육을 걱정하는 모습은 변함이 없는 듯 싶다. 누구나 현재의 위치에서 교육을 바라보게 되지만 오성삼 교육대학원장은 자신이 고등학교에 재직한 것을 단 한시도 잊지 않는 모습이다. 문화일보의 포럼이 그것을 잘 대변해 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