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부터 초등학교 고학년 수업시간표를 7교시까지 늘려 공부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논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현재의 초등학생들은 많아야 6교시 수업을 하고 있다. 이 수업시수를 영어수업시간확보를 위해 전체를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방침을 조만간 공청회를 열어 결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동안의 관행으로 볼때 공청회는 단순한 통과의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초등학교 학생들도 영어공부를 위해 7교시까지 수업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교사들은 이런 이야기를 자주한다. '초등학교 40분, 중학교 45분, 고등학교 50분으로 수업을 하도록 한 것은 정말로 깊은 뜻이 있는 것 같다. 학생들의 성장에 따라 견딜 수 있는 시간이 따로 있다. 만일 초등학교에서 50분 수업을 한다면 학생들이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교육과정을 만드는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정을 미리 다 헤아려서 만들었을 것이다. 해당 학교급에서 학생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해놓았을 것이다. 역으로 고등학교에서 40분 수업을 한다면 이 역시 효율적인 학습이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수업시수를 늘리는 것이 단순히 영어수업시수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른 교과의 수업시수를 감축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체 수업시수를 늘리겠다고 한다. 어떤 연구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레 수업시수를 늘리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선은 초등학교 학생들의 학습부담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다. 수업시수도 늘리고 영어수업도 강화하여 영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함이라고는 하지만 수업시수를 늘린다고 효과가 탁월해진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수업시수와 학생들의 학력신장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적절한 시수에 대한 연구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영어교사를 확보하는 것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영어교사를 어떤 방법으로 확보할지도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 영어수업시수를 늘려놓고 여기에 부합되는 교사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수업시수만 늘린꼴이 되기 때문이다. 교사가 확보되어야 영어 수업을 강화할 수 있는 것이다. 교사확보가 어려워 진다면 결국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학생들을 위한 수업시수 증가가 도리어 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영어수업시수를 늘린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어느정도 납득이 되느냐는 것도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할 문제다. 만일 갑작스럽게 '수학교육'을 강화해야 할 일이 생겼다면 수학교육을 위한 방안으로 수학시수를 또 늘릴 것인가. 또다른 과목에서 어떤 주장을 한다면 모두 받아들일 것인가. 아마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영어수업시수를 늘리기 위해서 전체수업시수를 증가시키는 것은 단순한 계산법이 적용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주당 수업시수를 늘리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는 관념부터 바꿔야 한다.
결과적으로 초등학교 교사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영어교사 확보시의 어려움 등을 종합해 본다면 쉽게 추진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그렇지 않아도 초등학생들이 가장 바쁠만큼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갑작스런 영어수업시수 증가로 학습부담만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과정에서는 가장 적절한 수업시간에 적절한 공부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이 효과적인 학습이 이루어질 것이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전체 수업시수가 늘지 않는 범위내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교육과정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인 만큼 객관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 단순히 시간을 늘린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결코 아님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