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학부모나 학생에 의한 교사폭행사건을 접할 때마다 착찹한 심정이다. 이제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지친상태다. 그동안 사건이 터질때마다 근본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했지만 정책당국은 일언반구 말이 없었다. 도리어 교권을 추락시키는데 앞장섰을 뿐이다. 이명박정부에서는 교사를 존경하는 풍토를 만들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껏 그러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계속해서 폭행사건이 일어나고 있을 뿐이다. 근본적인 대책의 부재 때문이다.
그동안은 언론에서조차 그 흔한 '대책'요구가 거의 없었다. 단지 사건을 보도하면서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을 뿐이다. 이번에 발생한 학부모에 의한 교사폭행도 마찬가지의 기사제목이 달려 있었다. 그래도 한가지 다행인 것은 '대책 마련 시급'이라는 제목을 썼다는 것이다. 제목은 그렇지만 강력하게 대책을 요구하지는 않고 있다. 단순히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옮겨놓고 원인을 분석하는 정도가 전부이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함에도 언론마저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그 흔한 입장발표도 하지 않고 있다.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라도 하는 모양이다.
교사가 부당하게 폭행을 당하면 결국 손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열정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해 오던 교사들이 이제는 하나 둘 열정을 잃어가고 있다. 의욕적인 지도를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폭언과 폭행뿐이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니 결국은 교육이 위축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부당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겠지만 실제로 교사들이 부당하게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때 어느 한쪽만을 두둔하는 일은 없다. 받아들이는 학생과 학부모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문제가 커질 수도 있고 간단히 해결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쩌다 세상이 이지경까지 되었는가 답답할 뿐이다. 교사들을 비리의 온상으로 몰아 붙인 당국의 잘못이 가장 크다. 그러한 분위기가 사회 전체로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교사들을 똑같이 취급했기 때문이다. 비리를 뿌리뽑는다든지, 촌지를 받으면 어떻게 하겠다고 발표한 것들이 화근이 된 것이다. 비리를 저지르는 교사는 당연히 엄벌에 처해야 하겠지만 극히 일부의 비리교사를 찾아내기 위해 엄청난 여론을 형성한 것은 당국의 큰 실수였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시끄럽게 떠들면서 분위기를 만들어가지 않아도 결국 비리에 연루되면 엄벌에 처할 수 있는 구조임에도 떠들어 댄 것이 교사들의 책임은 아닌 것이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간 당사자들이 더 큰 문제일 뿐이다.
학생들이 피해를 보아서는 안된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교사을 무시하고 폭행을 일삼게 되면 그 순간에는 마음이 편하겠지만 결국은 학생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나머지 대다수의 학생들은 교사의 열정적인 지도가 필요하다. 물론 지금도 열정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이 많지만 갈수록 의욕이 떨어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분위가 반전되지 않는다면 더 많은 교사들이 의욕을 잃게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교사들을 존경하는 풍토를 만든 것도 중요하지만 교사들에게 정당히 대처할 수 있는 권한의 부여가 우선되어야 한다. 만일 일반관공서에서 고객이 들어와서 담당자를 폭행했다면 어떻게 처리되겠는가. 폭력을 휘두른 고객은 처벌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는 어떤가! 고소, 고발을 해도 결국은 교사가 철회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교사들은 아직도 변함없이 초심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학교도 관공서나 마찬가지이다. 학교내에서 교사를 폭행하는 것은 분명한 범죄행위이다. 그렇지만 범죄행위를 문제삼은 적이 거의 없다.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국의 대책이 더욱더 필요한 것이다.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