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남다른 학부모님의 열정.

2008.06.04 10:46:00

어제에 이어 오늘도 날씨가 좋지 않다. 이번 주 내 비가 계속 이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제37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오늘 끝나는 날이고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다. 각 경기에 출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선수와 관계자를 격려하기 위해 지난 일요일 광주로 갔다.

광주에는 교육장님을 비롯하여 국장님, 평생교육체육과장님과 담당장학사님, 여러 관계되는 분들이 오셔서 열심히 응원하고 격려하고 힘을 실어 주고 있었다. 리포터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지만 수고하시는 분들과 동참하기 위해 네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간 것이다.

거기에서 그 동안의 성적에 대한 소식을 듣던 중 리포터가 작년에 근무했던 농소중 태권도가 우승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느 소식보다 기뻤다. 오늘은 태권도 남중부 라이트미들급에서 우승한 이주성(농소중3)이 태권도 종목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지방신문 보도를 듣게 되었으니 이 또한 기쁨이 배가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지방신문 보도에 의하면 '이주성 선수는 전 경기에서 월등히 앞서고 기술이 화려했던 점을 높게 평가받아 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그리고 농소중학교에서만 3년 전인 2005년 34회 충북체전에서도 당시 농소중 3학년이던 위수봉 선수가 페더급에서 우승하며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바 있어 농소중에서만 두 번째 MVP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고 한다.

이런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본인의 피눈물나는 땀과 노력이 있었고 지도교사와 담당코치 선생님의 철저한 지도와 학교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남다른 학부모님의 열정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년 3월에 농소중에 부임했을 때 제일 먼저 학교에 찾아온 학부모님은 농소중학교 태권도 학부모님이었다. 그리고 학교운영위원회에 학부모위원 3명이 태권도 학부모님이었다. 태권도부에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지원받기 위해 운영위원회에 참석한 것이다. 이분들은 극성스럽다 할 정도로 애들의 태권도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평소에는 학부모님들은 직장을 마치고 돌아오면 애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학교에 오시기도 하고 시설에 대한 점검도 하는 것을 종종 보아왔으니 이 정도면 학부모님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가히 짐작이 될 것이다.

각종 크고 작은 대회에 참석하는 날이면 학부모님들의 정성과 열성은 대단했다. 전 학부모님들이 다 참석을 하여 음식을 장만해서 애들에게 주는가 하면, 시합이 있으면 함께 응원을 조직적으로 잘하는 것을 보면서 감동을 받기도 하였다. 한번은 태권도 전국대회가 열리고 있는 포항에 갔는데 어떤 학부모님은 직장에 연가를 내면서까지 대회장소에 와서 시합장면을 비디오카메라에 담기도 하였다.

왜 그렇게 하느냐고 하니 상대방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분석하기도 하고 자기 애들의 장단점을 파악해 그것을 고쳐주며 새롭게 다듬어 나가기 위해 그렇게 한다고 하였다. 지도교사와 코치 이상의 정성이었다. 이러니 결과가 좋지 않을 수가 없다. 학부님들의 정성어린 뒷받침이 있었기에 오늘의 좋은 결과가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수고하신 학부모님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농소중에 있을 때 애들이 시합을 나가기 전에 인사하러 오면 꼭 교장실에 오게 해서 그들에게 격려를 하곤 했었는데... '큰 꿈과 비전을 품어라, 연습을 할 때마다 시합을 할 때마다 힘이 들 때면 머지않아 국가 대표가 되어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걸고 애국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서 있는 모습을 그리면서 힘을 내어 최선을 다하라, 또 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태권도를 알리는 지도자가 되라'....

태권도 최우수 선수상을 받은 이주성 선수에게 다시 한 번 찬사를 보내며 이 상을 받은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일에 전심전력해서 진보를 나타내기를 기대하면서...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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