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구에 모기장 친 학교

2008.06.08 09:02:00


교장이 되면 애국자가 되는가? 식당 출입문의 방충망이 망가져 새 스테인레스 방충망으로 갈았다. 헌 방충망, 손가락 구멍이 나서 그렇지 그런대로 쓸만하다. 그냥 버리긴 아깝고 재활용할 수 없을까?

아파트 배수구를 방충망으로 막는 것을 보았다. 우리 학교도 그렇게 해보자. 낙엽이나 쓰레기 들어가는 것 막고 고인물에서 모기 유충이 자랄 수 없도록 하니 일석이조 아닌가?

아침 모임에서 의견을 제시하니 행정실에서 반대 의견이 나온다. 방충망은 그물망이 작아 먼지가 걸리면 바람이 통하지 않는데 배수구에  설치하면 배수에 지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럴듯한 반대 논리다.

묻고 싶다. "해 보기는 하였는지?" 아파트 배수구 방충망을 지켜보고 배수의 실제를 확인한 사람에게 이론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코끼리 본 사람과 안 본 사람이 코끼리 모양에 대해 언쟁이 일어나면 안 본 사람이 이긴다고 하더니만.

의견 제시는 좋다. 민주사회는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이 정상이다. 그것을 듣고 수렴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러나 그 의견이 머릿속에만 머무는 피상적인 것이 되어서는 아니된다. 자칫 오해를 하면 '귀찮은 일' 하기 싫어서 반대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그렇다고 교장이 우겨 강행할 수도 없다. 인간관계 사이만 벌어진다. 윈윈전법은 없을까? 한 곳에 시범설치를 하였다. 출퇴근 때마다 늘 관찰하기 쉬운 주차장 배수구에.

요즘 계속 비가 내렸다. 결과는? 배수가 잘 되고 있다. 가느다란 낙엽도 걸러진다. 아파트 모기장 배수구 결과와 동일하다. 이제 확대 적용해도 괜찮으리라. 상대방 설득을 위한 일종의 시범학교 운영 흉내를 낸 것이다.

우리의 삶,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해 보지도 않고 지레 포기하고 만다. 오르지 못할 나무라고 쳐다보지도 않는다. 도전과 실천 정신, 성취의욕이 약하다. 그래서 모 그룹의 창업주는 여러가지 이유를 대어 반대를 하는 직원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지 않는가? "해 보기는 해 봤어?"

교육에도, 학교운영에도 도전이 필요하다. 과거 답습에 얽매어서는 아니 된다. 과거의 좋은 것은 본받고 구태의연한 것은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 관례, 관습에 사로잡혀 악습인 줄도 모르고 쫒아가서는 아니되는 것이다. 구성원들의 의식 전환이 절실하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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