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주변의 백골산성과 김정선생 유적지

2008.06.16 11:45:00


인근지역 사람들에게 식수를 제공해 생명의 호수로 불리는 대청호! 백제를 번영시킨 24대 동성왕이 성을 많이 쌓았던 동쪽이 이곳의 옛 금강줄기이다.










청주삼백리와 대전 옛생돌 회원들이 백골산성을 답사하기 위해 충암 김정선생 유적지 앞에서 만났다. 유적지 앞 묘골은 문인석 모양의 장승이 마을 입구에서 맞이한다. 빨간 열매가 잔뜩 매달린 보리수나무의 주인 할머니는 실컷 맛을 보고 가란다. 백골산 등산로 안내판을 찾지 못해 처음부터 가파른 산길로 개척 산행을 시작했다.

전날 먹은 술을 땀으로 내보내고 오랜만에 체력훈련도 하니 지도를 보고 능선의 목적지를 찾아가는 답사에 가끔은 재미를 느낀다. 하지만 녹음이 우거진 여름철이라 산성은 찾아볼 수 없고 백골산 정상에서 안내판이 맞이한다. 키가 큰 잡목들이 정상 주변을 둘러싸고 있어 바로 앞에 펼쳐지는 대청호의 아름다운 풍경도 그림의 떡이다.

〈이 산성은 해발 340m의 백골산 봉우리에 테뫼식으로 쌓은 석축산성이다. 성벽은 평평한 산봉우리의 가장자리를 따라 쌓았고, 성 둘레는 약 400m이다. 이 산성은 대전 계족산성과 옥천 관산성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있어 군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대전 동구 문화관광(http://tour.donggu.go.kr)에 소개되어 있는 대로 백골산성(기념물 제22호)은 주변의 지리적 여건으로 봐 군사적 요충지였던 게 분명하다. 백골(白骨)이라는 이름이 당시의 치열했던 전투를 떠올리게 한다.

정상을 조금 벗어난 전망이 좋은 곳에서 바라보면 대청호의 푸른 물 건너편으로 쌍청당 송유선생의 어머니 고흥 류씨 부인을 모신 관동묘려가 가깝게 보인다. 능선에서 절골로 내려오는 산길에 고목이 되었지만 위용을 자랑하는 고욤나무가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한다. 산길에서 만나는 오디와 산딸기, 키 작은 야생화들이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산을 내려와 걷다보니 도로 아래의 마을 이름이 청주절골이다. 현재 대전시 동구 신촌동에 위치하지만 한때는 청주목이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산모롱이에 있는 옆 마을은 그냥 절골이다.

때로는 승자나 편리 위주로 경계선마저 마음대로 바꿔놓는 게 역사인데 옛 이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신기하다. 그래도 지금 이곳에 정착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정부의 수몰민 집단이주 정책에 떠밀려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서글펐다. 마을의 모습에서 순진함과 소박함이 묻어난다.







청주절골 바로 앞이 대청호다. 발아래로 작은 풀들이 녹색세상을 만들어 놓았다. 대청호가 만들어 논 초원에서 마음껏 낭만을 누렸다. 바위덩어리들이 군데군데 무리를 지어 있는 모습도 대청호의 새로운 풍경이었다.

갈수기라 대청호 주변에 모습을 드러낸 것들이 많다. 낡은 배들이 방치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지만 호반을 걸으며 산과 호수, 사람과 문화가 어울리며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게 큰 소득이다.

작은 섬 위에 바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꼭 어릴 때 가지고 놀던 공기돌 같다. 호숫가 언덕 위에서 푸른 초원과 돌탑을 만난다. 이곳에서 쉬고 있던 대전 둘레산길 잇기 회원 20여 명도 만났다. 대청호와 뒤편의 계족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남겼다.

충암 김정선생 유적지까지의 호반이 무척 아름답다. 물이 빠져 나타난 호반의 비스듬한 언덕을 걷고 있는 청주삼백리, 대전 들레산길잇기, 대전 옛생돌 회원들이 모습이 마치 무시무시한 협곡을 트래킹 하는 것처럼 보인다.

바로 앞에 보이는 산이 답사를 마치고 내려온 백골산이다. 호반길을 나와 571번 도로를 걸어 신하동 묘골의 김정선생 유적지로 가다보니 진고개 식당 앞에 아침에 못 찾은 백골산 등산로 안내판이 서있다. 이곳이 백골산 등산로의 초입인 세챙이 마을이다. 




대전 동구 문화관광(http://tour.donggu.go.kr)에 김정선생 묘소일원(문화재자료 제25호)에 관한 내용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조선 중종 때 형조판서겸 예문관제학을 지낸 충암 김정(1486∼1521) 선생과 관계된 유적이 자리한 곳이다.
선생은 조광조와 더불어 향약(鄕約)을 전국에 널리 알리는 큰 업적을 남겼고, 기묘사화(1519) 때 조광조 등과 함께 감옥에 갇혔다가 금산에 유배된 후 제주도에서 사약을 받았다.
1978년 대청댐 수몰로 물에 잠긴 대덕군 동면 내탑리에서 이곳으로 묘를 옮기면서 신도비, 충암선생의 위패를 봉안한 별묘, 산해당 그리고 그의 부인의 정려각 등도 함께 옮겼다.〉

둘레에 예쁜 꽃들이 많은 사당, 김정선생 부인의 정려문을 둘러보고 김정선생의 묘소가 있는 뒷산으로 갔다. 이곳에 서있는 비석들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다음에는 더 알찬 답사가 이뤄질 것을 약속하며 헤어졌다.


[교통안내]
1. 청주 - 문의 - 대청댐 광장 - 대청호 호반길 - 효평경찰초소 - 추동 - 571번 지방도 보은방향 - 세챙이마을 진고개식당 앞
2. 청주 - 청원상주고속도로 문의IC - 회인IC - 송평사거리직진 - 송평삼거리 좌회전 - 남대문교 - 회남대교 - 세챙이마을 진고개식당 앞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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