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직원공제회의 김평수 전 이사장의 구속영장청구가 기각되었다. 어떤 연유에서 그렇게 되었는지는 보도내용만 보아서는 정확히 이해가 어렵지만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이다. 표면적인 이유가 전부라고 생각은 하지만 혹시라도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면 철저히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다. 김 전이사장의 혐의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도 함께 알려졌는데, 향후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여햐 한다고 생각한다. 전국의 교직원들이 매달 내고 있는 돈을 내돈처럼 사용한 것 자체가 죄를 지은 것이다. 이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그 죄를 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화투놀이를 하더라도 남의 돈을 빌려서 하게되면 마음이 편한 법이다. 내돈은 왠지 아까운데, 남의 돈을 빌려서 놀이를 하면 같은 돈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마음이 편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느꼈을 것이다. 그만큼 남의 돈을 빌려서 무엇이든지 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자기의 돈으로 뭔가를 할려면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실패를 하여 손실이 발생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김평수 전 이사장의 마음이 바로 이러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전국의 교직원들이 아끼고 아껴서 공제회에 맡겼던 돈을 단순한 부탁을 받고 쉽게 주식을 매입했다는 것 자체에서 그런 의도가 숨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본다.
자신의 돈이었다면 그렇게 불확실한 주식에 거액을 투자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든다. 그렇게 했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투자한 만큼 회수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죄목인데, 그를 구속하고 안하고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공제회 이사장만 하더라도 정부에서 낙하산 인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많이 받았기에 그의 도덕성은 곧 당시 정부의 도덕성과도 연관 짓게 된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이런 관행을 깨야 할 것이고, 문제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당시의 관련자를 모두 도마 위에 올려야 한다.
김 전 이사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주식 매입과정에 금품이 오갔거나 정치권의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한 의혹을 푸는데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그러나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여유있는 마음으로 수사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한 반드시 진상을 밝히는 수사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의 수사과정에서 밝혀지겠지만 그 어떤 외압도 모두 찾아내야 한다. 또한 영장기각이 된 이유와 기각과정에서 외압은 없었는지도 밝혀야 할 숙제이다.
많은 공제회 회원들은 미래를 위해 어렵게 쪼개어 공제회비를 매달 납부하고 있다. 그것도 모두 자진납부다. 아마도 그 어떤 금융권보다도 공제회비는 절대적으로 연체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기금에 기대를 걸고 있는 교직원들을 위해서 공제회에서는 단 한푼이라도 더 이익을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사장이 거액을 주식에 투자하여 한꺼번에 이익을 낼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철저한 사전준비와 검토를 거쳐서 투자를 했어야 했다.
공제회에 가입해 있는 많은 교원들이 이런 것을 간혹 느낄 것이다. 장기급여의 경우 최초로 가입할 당시에 예시되었던 금액을 수령하기는 커녕, 그보다 훨씬 더 수령액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나중에 퇴직할때 거액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이 갈수록 묘연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가입자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퇴직자가 늘어남에 따라 급여금 지금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에 공감은 한다. 그렇지만 이번의 사건처럼 이사장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공제회 직원들의 무리한 투자로 손실을 초래하였기에 그 기금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의구심도 생긴다. 김 전이사장처럼 무리한 투자를 한 경우가 또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손실되면 결국은 직접 돈을 낸 교직원들이 손실액을 채워야 하는 부담감을 떠안을 수 밖에 없다.
구속영장신청이 기각되었지만 앞으로 이런 일들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를 실시하여 죄가 있으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푼돈을 목돈으로 만들기 위한 전국의 교직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 어떤 사건보다도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연금도 줄어든다는데 내가 저축한 돈 마저도 줄어든다면 희망은 가물가물해질 수 밖에 없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관련자는 반드시 엄중문책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면 당연히 사법처리를 해야 한다. 내돈 아까운 만큼 남의 돈도 아깝다는 것을 하루빨리 깨닫기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