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권태응 시인의 ‘감자꽃’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우리가 어린 시절의 이맘때는 김치국과 찐 감자 몇 개로 한 끼를 때웠다. 감자의 꽃말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는 그 당시의 삶에 순응했던 우리를 빼닮아 더 애착이 간다.
문의초등학교도원분교장 아이들이 학교 텃밭에서 감자 캐기를 했다. 감자를 캔다는 말에 환호성을 지르던 아이들은 봄에 심은 감자가 그 사이 많이 자란 것을 보고 신기해한다.
고학년 아이들이 감자의 줄기를 잡아 다니면 뿌리에 감자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올라온다. 흙속에 숨어있는 감자를 하나라도 더 캐내기 위해 호미와 삽으로 부지런히 땅을 판다. 그늘에 있어도 더운 날씨인데 땡볕이 내리쬐는 밭이라 구슬땀이 흐르지만 아이들은 즐겁기만 하다. 특히 도원리에 살면서 도원분교에 다니고 있는 도원이 형제는 싱글벙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일부는 지난번에 캤는데도 아이들이 캔 감자가 두 개의 함지박을 가득채웠다. 제법 알이 굵은 감자들도 눈에 띈다. 자기들 손으로 심은 감자를 캐서 쪄먹는 재미를 도회지 아이들은 모른다.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인 게 진리다. 녹색세상에서 소박한 꿈을 키우고 있는 도원분교장 아이들의 미래가 감자를 닮은 삶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