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정책추진이길 바랄 뿐이다

2008.07.10 17:42:00

지난 4월에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각종 규제를 철폐한 후 각 시,도교육청과 일선학교에 대폭적인 권한을 이양하기로 해서 한차례 파문을 일으켰었다. 파문이 일긴 했어도 어느정도는 공감하는 부분들이 없지 않았다. 잘만 찾으면 긍정적인 측면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러가지 규제를 철폐했음에도 각 시,도교육감들이 모여서 시,도교육청 차원의 규제를 나름대로 살려놓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폐지한 지침들이 그대로 살아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각 시,도교육청들은 필요한 규제를 다듬어서 일선학교에 내려보낸 것이다. 아직도 학교자율화는 길고도 험난한 길로 여겨졌었다.

그런데 최근에 서울시교육청에서는 각 학교에 규제를 가하고 있는 지침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서 그 의도가 주목되고 있다. 즉 학교자율화 조치에 따라 조기 진급 등 교육청 권한으로 만든 학교 규제 일부를 폐지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따라 여행 계획을 사전에 교육청에 보고하도록 한 수학여행 관련 지침이 내년부터 폐지되고, 조기 진급과 조기 졸업 시행 지침도 없어져 학교장에게 권한이 완전히 이양될 전망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청소년 단체 활동 실무 지침 등 24개 규제를 없애 학교자율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불과 한달전만 하더라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폐지한 지침을 나름대로 다듬어서 그동안 해왔던 것을 조금 수정해서 계속 규제 하겠다고 했던 서울시교육청이 갑자기 학교장에게 많은 권한을 이양한다고 발표하자 의아해 하는 교원들이 많다. 갑작스럽게 입장이 바뀐 이유가 궁금하다는 것이다. 모 중학교의 한 교사는 '학교장에게 권한을 이양하여 규제를 대폭 철폐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지만 그 방침이 일시적인 것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갑작스런 태도변화에 도리어 당황스럽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또다른 교사는 '혹시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각급학교 교장들에게 선심을 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지 않고서는 한달이 채 안된 시점에서 태도가 변할 수 없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물론 이들 교사들의 이야기처럼 의아스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리포터는 최근의 정국과 맞물려 교육자치를 진정으로 이룩하기 위해서는 학교자율화가 대세라는 인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싶다. 설령 교육감선거와 관련이 있다고 해도 서울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도리어 잘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수학여행이나 수련활동을 한번 할려면 최소한 3-4번의 보고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전보고 사후보고, 종합보고를 해야하고 여기에 사안이 발생하면 또다시 보고를 했어야 했다. 이런 과정을 없애고 학교장에게 권한을 이양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환영할 일이 아닌가 싶다. 물론 학교장의 책임이 무거워지긴 했지만 학교장에게 권한을 넘겨야 한다는 기본적인 취지로 볼때는 다소 어려움이 있어도 수용해야 옳다고 본다.

앞으로의 교육정책은 보편, 타당해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따라서 필요이상으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시,도교육청에서는 과감한 권한이양을 시도해야 한다. 초기에는 다소 부작용이 따를 수 있지만 그 부작용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기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앞으로 더 많은 권한을 일선학교로 넘겨서 자율과 책임의 바탕위에서 학교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번의 서울시 교육청의 방침이 다른 의도없는 순수한 정책추진이길 바랄 뿐이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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