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초·중·고교생들은 재량활동 시간에 보건교육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또 중학교는 2010년부터, 고교는 2012년부터는 보건과목을 선택과목 중 하나로 신설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그러나 보건교사들을 중심으로 보건교과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9일 오후 영남대 김재춘 교수팀에 의뢰해 ‘체계적인 보건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개정 방안’ 시안을 마련, 삼청동 교원소청심사위원회 대강당에서 공청회를 연다고 밝혀 향후의 추진과정이 주목된다.
이번개정안은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육과정을 수시개정체제로 변화를 준다는 방침에 따라 개정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중학교는 2010년부터, 고등학교는 2012년부터 선택과목에 보건과목이 신설되고, 초등학교는 2011년부터 5~6학년의 재량활동 시간을 통해 학년별 34시간씩 보건교육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교육과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재량활동 시간을 통해 초등학교는 2개학년에서 중학교는 학년구분없이 1개학년에서 보건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고등학교의 경우는 1학년을 대상으로 역시 34시간의 보건교육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의 개정안을 두고 보건교사와 일반교사들 사이에서 의견이 확연히 엇갈리고 있다. 보건교사들은 보건교과를 선택과목이 아닌 필수교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반교사들은 그렇지 않아도 재량활동 시간에 교육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보건교육을 반드시 34시간 이수하도록 한 것은 교과형평에 어긋남은 물론, 관련교과에 보건교육부분이 있기 때문에 현재의 보건교육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선택교과가 일부교과에 한정되어 있는 현실에서 보건교육을 선택하는 학교가 많지 않을 것이고, 이렇게 되면 교사수급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대해 서울 A중학교의 B보건교사는 '기본적으로 보건교육을 강화하는 것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보건교육을 정규수업시간에 한개 학년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보건교사가 수업에 들어간 사이에 학생들에게 사고라도 발생하면 수업도중에 나와서 학생들을 돌봐야 할 처지다. 그렇게 되면 보건교사는 몸이 열개라도 견디기 어렵다. 무조건 보건교과를 신설하기 보다는 그 이전에 보건교사의 수를 늘려야 한다. 보건교사의 절대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규수업을 한다면 결국은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보건교사를 추가배치해야만이 보건교과신설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렇듯 보건교과 신설을 두고 일선학교 교사들은 서로 상반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보건교육강화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고 있지만 보건교과 신설에 따른 여러가지 문제를 함께 생각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필요해서 신설한다'가 아니고, 추후에 발생될 문제의 소지를 사전에 해결한 후에 도입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런 일련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곧바로 보건교과가 신설된다면 최대 피해자가 학생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이번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의견수렴을 충분히 한 후에 가장 타당한 방안을 찾아서 시행해야 할 것이다. 한번 잘못된 정책은 수정하기 어려운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좀더 깊이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