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갈매기 때의 두 모습

2008.07.23 08:46:00


지난 주말 제7호 태풍 갈매기가 우리나라를 찾아 왔다. 많은 비와 세찬 바람으로 인명 사고와 재산피해도 가져왔다. 태풍 때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은 어떠할까?

잠시 비가 그친 때를 이용하여 일월저수지, 왕송저수지, 서호저수지를 둘러보았다. 모두 수문을 개방하여 저수지 물을 빼내고 있었다. 흙탕물이 굉음을 내며 폭포수처럼 내려가는 것을 보니 자연의 힘이 엄청남을 새삼 느낀다.
 
일월저수지를 돌아보니 소나무가 쓰러져 통행을 막고 있다. [사진 참조] 기둥에 흰종이가 비닐에 싸여 붙어 있다. "조경팀 처리 예정! 불편해도 돌아다니기 바랍니다" 친절하게 문구까지 붙여놓았다.

"아하! 일요일에도 공무원은 쉬지 않는구나! 그래 공직자의 자세는 이래야 해!" 리포터도 공무원이지만 왠지 신뢰감이 간다. 이런 공무원이 있기에 국민들은 편히 쉴 수 있는 것 아닌가!

서호저수지에 있는 항미정(杭眉亭. 수원시 사적 1호)에 가니 마루바닥에서 악취가 풍긴다.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다. [사진 참조] 누군가 음주를 하고 안주와 종이컵, 남은 술을 뒷처리 하지 않고 그대로 간 것이다.


이게 수원시민이 한 것이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공원에서 음주와 가무는 꼴불견이다. 하물며 뒷처리 하지 않고 이렇게 어지럽힌 것을 보면 시민정신이 실종된 듯 싶다. 저 쓰레기 누가 치울까? 당분간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불쾌한 마음으로 인상을 찌푸릴 것이다.

세상은 이렇게 두 얼굴이 상존한다.  태풍 속에서도 자기가 맡은 업무에 충실하기 위해 저수지를 돌아보고 시민의 불편을 생각하는 공무원. 태풍과는 상관없이 비를 즐기며 음주하는 시민들.

앞으로 태풍은 몇 차례 더 찾아올 것이다. 물론 이를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피해의 정도도 달라질 것이다. 공공장소에서의 음주행위, 보기에도 좋지 않다. 뒷처리가 안 되면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나보다는 공익을 먼저 생각하는 시민정신이 아쉬운 순간이다. 이번 태풍 갈매기로 공직자의 자세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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