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의 골과 교사의 믿음

2008.08.09 16:09:00

말복도 지났다. 삼복더위가 끝났으니 폭염도 끝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날씨가 많이 시원해졌는데 거기에다가 소나기까지 내려주니 더없이 시원하고 좋다. 깨끗하고 아름답다. 울산이 좋다,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막바지 여름이 아쉬운 듯 매미소리는 더욱 목소리를 높인다. 

울산은 가장 잘 사는 도시다. 가장 젊은 도시다. 거기에다 머지않아 가장 이름난 교육도시가 될 것 같다. 그런 믿음 속에 오늘도 울산교육가족의 한 사람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지금 이웃 중국에서는 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우리 국민의 스포츠 중의 하나인 축구 시합이 개막 전에 있었다. 이 날은 박주영 선수의 날이었다. 아니 박성화 감독님의 날이었다. 왜냐하면 박 선수는 올림픽 대표 22개월 만에 골 맛을 받기 때문일 것이고 박 감독은 골 맛을 볼 수 있도록 끝까지 인내하며 믿어주었기 때문이다.

그 중요한 카메룬과의 시합에서 박주영 선수의 절묘한 프리킥 슛은  온 국민을 기쁘게 한 슛이었다. 골문을 흔드는 황금 같은 슛이었다. 아무도 발을 쓰지 못했고 몸으로 막지 못했다. 그러기에 온 국민이 환호했다. 온 국민의 더위를 씻어줬다. 온 국민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줬다. 가뭄의 단비가 아닐 수 없었다.

박 선수가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그건 박 감독님의 믿음 때문이다. 그건 뭐니뭐니 해도 박 감독님의 믿음의 리더십 때문이 아닌가 싶다.  박 선수에 대한 남다른 믿음 때문이다. 박 선수의 잠재력에 대한 믿음, 가능성에 대한 믿음, 큰 시합에서 해낼 것이라는 믿음, 천부적인 능력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박 선수는 큰 시합에서 큰 일을 해낼 수가 있었던 것이다.

어느 감독이 22개월 동안 골 맛을 보지 못하는 선수에게 미련을 두겠는가? 다른 감독이었다면 박 선수를 출전시켰을까? 스트라이크는 골 넣는 게 가장 중요한 임무인데 그 임무를 잘 해내지 못하는 선수를 계속 감싸며 용기를 주며 출전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게 다른 감독과는 다른 점이었다. 뛰어난 점이었다. 돋보인 점이었다.

박 선수 외에도 컨디션이 좋고 골을 잘 넣고 기대가 되는 선수가 많이 있을 것인데 박 선수를 끝까지 인내하며 믿어주고 대표로 선택하고 큰 시합에 출전시키는 것을 보면서 박성화 감독님의 리더십은 믿음의 리더십임을 알 수 있었다.믿음이 없었다면 이런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을 것 아닌가?. 박 선수에 대한 큰 믿음이 없었다면 흔들리고 말았을 것이다. 박 감독님의 믿음의 리더십이 없었더라면 박 선수는 대표에서 제외되었을 것이고 박 선수만이 갖고 있는 천재적 능력과 잠재력을 발휘하지 것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도 박 감독님과 같이 믿음의 러더십을 가져봄 직하다. 학생들의 잠재력을 믿어주는 믿음, 학생들의 숨겨진 능력이 있음을 인정하는 믿음,  비록 능력을, 잠재력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자기의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리라.  

어떤 때는 자기가 가진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어떤 때는 하는 모든 것이 어설퍼 보이고 아무런 능력이 없어 보일 때도 있다. 그러하다 할지라도 끝까지 학생들의 능력과 잠재력을 인정하고 믿어주며 격려하면 때가 되어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고 그 학생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박 감독님께서 박 선수의 능력을 믿고 과거의 잘못했던 점은 기억하지 말고 잘했던 점, 잘 뛰었던 점, 골을 넣을 때의 좋은 모습들만 머릿속에 그리라고 자신감을 심어준 것처럼 우리 선생님들도 학생들에게 학생들의 능력과 잠재력을 믿고 그가 가진 가장 좋은 점, 잘했던 점, 가능성이 있어 보이던 좋은 모습만 머릿속에 그리라고  격려하며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

이탈리아 전에서도 온 국민과 함께 박 감독의 믿음의 리더십과 박 선수의 능력을 기대해 본다. 환호성이 전국 방방곡곡에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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