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대변인의 중도하차'는 슬픈현실

2008.09.07 09:45:00

전국교직원노동조함(전교조)의 현인철 대변인이 지난달 한 시사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전교조의 입장과 다른 발언을 함으로써 중도하차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 대변인은 '전교조가 교원평가에 반대하는 방침만을 고집하는 건 문제가 있다. 전교조는 이제라도 학부모단체 등 교원평가에 찬성하는 이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는데, 그가 전교조 대변인이 아니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었지만 전교조 대변인이었기에 전교조내부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아직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다지만 전교조의 정서상 조만간 사표가 수리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발언의 의도가 무엇이냐에 쏠리고 있다. 원래부터 전교조와는 다른 생각을 가졌었는지, 아니면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사견을 이야기 한 것인가이다. 물론 사견이라도 전교조 조직과는 상반된 의견을 이야기함으로써 조직내부의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만일 그 의견이 사견임에도 원래부터 전교조성향이 아니었다면 전교조 내부에서 이번일을 수습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현 대변인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결속력 등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단속에서도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견은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다. 다만 그 사견을 이야기하는 의도가 무엇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현 대변인이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면 전교조 조직에서 볼때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지만 역으로 전교조의 위기를 정면돌파하기 위한 취지의 발언이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동안 진보정부가 막을 내리면서 성향이 비슷했던 전교조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반대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을 현 대변인이 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도리어 조직으로부터 비난을 받기보다 조직을 정비하고 입장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발언의 의도는 현 대변인밖에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사표를 당장에 수리하는 것보다는 그와 충분한 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치인들이 그들의 정당과 상반되는 의견을 제시하는 일이 최근에는 흔히 있는 일이다. 그렇다고 그가 당장에 해당조직에서 제거되지는 않는다. 조직의 발전을 위해 그를 끌어안고 그의 이야기를 따끔한 충고로 받아들이게 된다. 전교조도 마찬가지이다. 현 대변인의 의견에 동조하는 조합원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교총회원이라고 해서 모두가 교총의 정책에 100% 찬성하고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의견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그 개인의 의견도 때로는 조직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경우도 있다. 

남의 제사에 대추놓아라, 밤놓아라 라고 하고 싶은 의도는 조금도 없다. 그러나 조직의 발전을 위해서는 어떤길이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받을 수 있는 길인지, 어떤길이 제대로 된 것인지 따져볼 필요는 있다는 이야기다. 최소한 전교조 대변인이라면 수년동안 전교조에 몸담아 왔을 것이고, 전교조 발전을 위해 앞장서서 노력했을 것이다. 그렇게 조직발전에 공헌한 대변인을 사견을 조직의 기본입장과 다르게 밝혔다고 무조건 하차시키는 것이 제대로 하는 일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그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를 시도하여 전교조가 학생과 학부모에게 다가갈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