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예총과 수원연극협회에 실망하다

2008.09.15 09:21:00


경기도의 수부도시 수원의 9월은 예술인의 달인 듯 싶다. 제4회 수원예술인축제가 9월 2일부터 27일까지 열리기 때문이다.

사단법인 수원예총이 주최하고 예총에 속한 산하단체, 즉 미술 음악 문인 연예예술인 무용 국악 사진작가 연극협회가 주관하고 수원시와 기업은행이 후원하고 있다. 이 기간동안 전시예술로 미술, 문학, 사진전 3개와 공연예술로 무용, 연극, 음악, 연예, 국악 4개가 전시장과 특설무대, 장안구민회관, 문화의 전당 등에서 펼쳐지고 있다.

지난 9월 11일(목) 19:00 한누리아트홀에서 연극 '숨바꼭질'을 관람하였다. 평소 예술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대학 때 연극 주인공을 맡은 적이 있어 관람한 것이다.

한 마디로 실망 그 자체다. 연극 수준은 논외로 치더라도 관람객이 17명이다. 그것도 연극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유아들 8명을 포함해서다. 수백 석의 좌석이 텅 비었다. 500여 좌석의 3%만 입장하였다.

얼마나 홍보를 하지 않았을까? 출연자 4명의 가족과 친구들에게만 알렸어도 50명 이상은 모였겠다. 아니 연극협회 회원과 그 가족만 모였어도 100여명은 넘지 않았을까? 예총 회원과 그 가족, 친구들만 모였어도 200여석은 차지 않았을까?

새삼 연극의 3요소가 떠오른다. 무대 관객 배우. 무대 장식도 간단하고 소품도 몇 개 아니된다. 출연진은 주연 2명을 포함해 고작 4명이다. 관객을 억지로 동원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왕하는 것, 4회째 맞이한 행사 홍보를 제대로 하여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라는 것이다.

그저 때우기 식으로, 수원시와 기업은행의 후원을 받았으니 예산쓰기 차원에서 접근하지 말라는 것이다. 예술인들의 명예를 걸고 수준높은 작품을 올리고 성황리에 공연을 끝마치라는 것이다. 정식 극단의 공연이 학교 연극만도 못한 공연이라는 혹평 받지 말고.

어머니 역할을 맡은 배우의 소품, 비닐덩어리가 눈에 거슬린다. 이왕 하는 것 비닐로 대체할 것이 아니라 실제 미역이라든가 해산물을 사용해야지 신세한탄을 하면서 비닐쓰레기를 칼로 다듬는 모습은 역겹기만 하다. 연출의 허점이 보이는 것이다.

수원예총에 당부한다. 예술과 교육,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학교의 관련 선생님들의 지원과 협조를 받아 제대로 된 축제를 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예술인들의 창작품, 하루 아침에 된 것 없다. 그 소중하고 고귀한 것,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시민과 함께 하라는 것이다. 수원 예술인, 그들만의 잔치로 행사가 끝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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