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인상을 요구한다

2008.09.16 11:47:00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봉급은 동결되고, 여기에 공무원정원까지 동결하겠다고 한다. 봉급을 동결하고 정원도 동결하니 같은 보수를 받되 일은 두 세배 더하라는 것이다. 호봉승급분은 동결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는 인상이 아니라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만일 이마저도 동결한다고 나섰다면 징계를 받은 후 보수가 오르지 않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성과급도 동결한다고 한다. 국가를 위해 자신의 희생을 어느정도 감수해야 하는 직업이 공무원이라지만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공무원보수는 1.6%인상되었다. 물가는 3% 가까이 상승했다. 공무원보수는 최소한 물가인상률 만큼은 인상해 줘야 한다. 공무원보수규정에 그렇게 나와있다. 왜 물가인상률을 기준으로 했을까. 최소한의 생계비가 물가인상률을 따라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오래전에 그렇게 정해 놓았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의 보수인상은 물가인상률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 그 이전에도 공무원보수는 겨우 2-3% 선에서 인상이 결정되었었다. 그럭저럭 견디면서 버텨온 것이다. 그런데 내년도 봉급을 동결하겠다는 것은 최소한의 기본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매우 충격적이다.

선진국들은 공무원을 보수에서 많은 우대를 하고 있다. 보수가 충분하니 다른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국가를 위해 봉사하라고 한다. 만일 비리가 발생하면 엄격한 법에 따라 중형에 처하고 있다. 보수를 많이 받으면서 비리를 저지르는 것은 국가적으로 크나큰 손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선진국 수준으로의 보수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생계비는 보전해 달라는 이야기다. 경제가 어렵고 앞으로의 전망이 불투명하여 동결하기로 했다는 방침에 수긍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최소한은 지켜 달라는 이야기이다.

최근에는 보수 뿐 아니라 공무원연금문제로 많은 공무원들이 공직을 떠났다. 특히 교사들의 경우는 타 공무원들보다 교직을 떠난 이들이 더 많다. 보수는 보수대로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연금만을 바라보면서 버텨왔건만 연금법 개혁이 예고 되면서 조기에 교단을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다. 돈 때문에 교단을 떠난다는 비난까지 받으면서 떠나는 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기라도 했는가.

지난해 이맘때쯤에 올해(2008년)의 공무원보수인상률이 낮게 발표되었지만 그래도 공무원들은 기대를 걸었었다. 새정부가 들어서면 사정이 좀 나아질 것이라고.. 그러나 현실은 동결로 돌아온 것이다.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시간이 지나면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일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정부와 공무원은 계약관계에 있다. 정부가 사용자인 것이다. 일정한 기준을 넘어서야만이 공무원이 될 수 있다. 정부에서 선발한 공무원을 정부에서 관리, 감독하고 있다. 정부는 그런 공무원들을 관리 감독하면서 보수를 지급해야 하는 의무도 함께 지고 있다.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공무원들이 최소한의 안정된 생활을 하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 최소한이라는 것의 기준이 바로 물가인상률인 것이다. 올해의 물가인상률이 5%를 넘을 것이라고 한다. 물가인상률 만큼의 인상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절반수준이라도 인상해 줘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공무원보수가 동결될 것이라고 발표되었지만 앞으로 당정 협의와 국회예산심의 과정에서 동결이 인상으로 바뀌길 학수고대할 뿐이다. 국가를 위해 희생과 봉사를 도맡아 하는 것이 공무원이다. 공무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면 국가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최소한의 생계비는 삶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인 것이다. 공무원들을 위한 특별한 배려가 아니더라도 타 직종의 임금인상률만큼은 보전해 주어야 한다. 공무원의 사기가 곧 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꼭 강조하고 싶다. 공무원들을 위한 정부차원의 결단을 기대해 본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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