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 당당히 가입하자

2008.09.29 12:02:00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에서는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의 시행령을 입법예고하면서 공시항목으로, 각급학교의 교원단체·노조 가입현황을 추가하기로 하여 각 교원단체에 가입한 교원수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뉴라이트 학부모연합' 등 보수단체에서는 전교조등 교원단체 교사들의 이름과 숫자를 공개하라고 요구했었지만, 최종적으로는 숫자만 공개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한편 한나라당 조전혁위원이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관련자료에 따르면 40만여 교원 중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소속은 15만7736명으로 전체교원의 39.1%를 차지하여 가장 높은 가입률을 보였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원은 7만 3319명으로 약 18%, 자유교원조합(자유교조)은 561명(0.1%), 한국교원노동조합(한교조)은 432명(0.1%)으로 집계됐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전체교원의 42.5%인 17만1748명의 교원은 어느 단체에도 가입하지 않고 있는 이른바 무소속이라는 것이다. 교원단체나 교원노조의 가입 여․부는 당연히 본인에게 결정권이 있지만, 그동안 교원의 권익보호와 근무여건개선, 학교경영의 민주성과 투명성확보에 교원단체들이 많은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볼 때, 무소속 교원들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동안 교직사회는 교원단체들이 존재함으로써 단체교섭활동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교육발전에 상당한 공헌을 해 올 수 있었지만 더 많은 교원들의 참여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무소속 교원들 중에는 무소속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경우가 있다. 중립을 지킨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동료교원들의 노력의 대가를 특별한 어려움 없이 자신도 똑같이 받는 꼴로, 노력 없이 얻는 대가가 그리 자랑스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소속이 없다고 해서 자신의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교원단체에 소속되어있는 교원들은 자신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교원단체를 통해 피력함으로써 이슈화가 가능하지만, 무소속 교원들의 경우는 자신의 의견을 쉽게 공식화하기 어려운 한계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개인의 의견은 단지 개인적인 불만의 표출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기에 쉽게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것을 불식시키고 자신의 의견을 공식화하기 위해서라도 교원단체 가입은 필수적이다. 교원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개성이 있을 것이고 자신의 성향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주변의 교원단체를 잘만 살펴보면 자신이 활동할 수 있는 단체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그동안의 무임승차라는 부정적인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가 바로 눈앞에 있는 것이다.

교원단체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한국교총과 교원노조는 공식적으로 교과부와 단체교섭을 실시하여 왔다. 단체교섭의 결과가 교직사회에 미치는 파장은 매우 크다. 그 성과를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교섭결과에 따라 학교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학교장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교원단체들이 교섭활동을 통하여 해답을 찾아냄으로써 학교장의 독선적인 학교경영을 자연스럽게 완화시킬 수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단체에도 가입하지 않은 교원의 비율이 42.5%나 된다는 것은 깊이 생각해 볼 문제라는 생각이다. 다양한 활동들을 지켜만 보면서 계속해서 무소속으로 남는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교원단체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더 높이 부각될 것이다. 굳이 미국이나 여타의 국가에서는 교원단체 가입비율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높고 이들 국가에서는 무소속 교원들에게는 교섭결과 얻어낸 성과에 따라 일정부분 대가를 치르도록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무소속 교원들의 교원단체 가입은 필수라는 생각이다.

무소속 교원들이 많은 것이 해당교원들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동안의 교원단체활동이 보이지 않는 위화감과 교원들 간의 갈등을 불러오는 요인이 된 경우도 있었고, 때로는 불쾌감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의 책임이 교원단체에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지만 그래도 자신과 가장 가까운 성향의 단체에 당당히 가입하여 함께 활동하면서 교육을 걱정하고 발전적인 방안을 찾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아직도 학교의 현실은 강력한 관료제의 통제에 직면한 교사들이 개인적으로 무력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무소속 교원들이 교원단체활동에 합류한다면 더욱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교직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교육유토피아 건설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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