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정기국회 개회와 함께 국정감사가 함께 실시된다. 국정감사기간에는 교육과학기술부는 물론 각 시 도 교육청과 각급학교가 관련자료 제출로 몸살을 앓게된다. 그동안 한국교총을 중심으로 한 교직단체들의 노력으로 자료요구가 많이 줄었다고는는 하지만 일선학교에서는 피부로 느끼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다. 각급학교에서는 자신이 맡은 업무외에는 국정감사자료 요구가 어느정도 밀려오는지 정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교장이나 교감들은 교사들보다는 좀더 자세한 상황을 알고 있을 것이다.
최근에 국정감사요구자료를 하나 받았다. 그런데 그 자료를 살펴보니 1학기때 교육청에 보고한 자료와 같았다. 보고양식까지 똑같은 자료였다. 그대로 같은 자료를 첨부하여 보고할 예정이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제목만 다를 뿐 양식 자체는 꼭 같았다. 지난번에 보고했던 자료를 그대로 복사하여 붙여넣은다음 자료 작성을 마쳤다. 국회위원이 어떻게 같은 양식으로 자료를 요구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관련자료를 요구하면서 구체적 언급없이 자료를 요구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양식을 따로 만들지 않고 교육청에서는 이미 보고받았던 자료를 그대로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왜 그랬을까.
이해할 수 없다. 이미 보고한 자료라면 교육청에 관련자료가 남아있을 것이다. 몇 년 지난자료도 아니고, 올해 보고했던 자료이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보고했던 자료라면 그 자료가 없을 수도 있고, 그 사이에 자료의 내용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최근의 자료이기에 같은 자료를 다시 작성해서 보내는 것은 업무의 효율성을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문제가 있는 것이다. 몇 개월전에 제출했던 자료를 그대로 정리하면 될 문제를 다시 공문으로 내려보내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어느곳에서 잘못 처리하여 같은 자료를 재차 요구했는지는 정확히 알 길이 없지만 이런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이런 것이 바로 대표적인 교사의 잡무인 것이다. 교육청에서 기존의 자료만 찾아 보았어도 쉽게 해결될 문제였기 때문이다. 담당 장학사가 자료를 찾는 것이 어려울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일선학교에 공문을 보내서 다시 자료를 수합하고 통계를 낸다는 것은 더욱더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이미 제출된 자료는 통계까지 완료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청의 담당 장학사나 일선학교의 담당교사 모두 비 효율적인 업무로 시간낭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 자료와 비슷한 자료가 얼마전에 다른 의원으로부터 요구가 있었다. 대략 2/3정도는 이번의 요구자료와 같은 내용이다. 국회에서도 비효율적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자료를 요구한다면 같은 위원회 소속일 가능성이 높은데, 국회의원들도 서로가 정보교환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는 것이다. 최소한 같은 위원회 소속이라면 어떤 자료를 요구하고 그 자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사전조율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중복자료를 요구하고 그 자료를 다시 또 학교에 요구하는 관행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일선학교에서 느끼는 확실한 문제점이 발생했다면 당연히 수정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앞으로 얼마만큼의 국정감사요구자료가 필요할지 모르지만 이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국회와 교과부, 각 시 도 교육청이 함께 노력해야 할 문제라는 생각을 해본다.